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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층 5명중 1명 “수입차 사겠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5.21일 03:06

수입차에 대한 한국인의 생각… 전국 남녀 1000명 설문조사

[동아일보]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 씨(30)는 지난해 8월 자신의 첫 차로 BMW의 미니 컨트리맨을 선택했다. 국내 브랜드의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시승해 보고 꼼꼼히 가격을 비교한 뒤 내린 결론이었다. 그러나 김 씨는 “이것저것 따져보긴 했지만 차의 가격 대비 성능이 맘에 들어서라기보다는 수입자동차를 타는 걸 과시하려고 차를 구입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입차에 대한 거부감이 빠르게 줄어드는 데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기존의 프리미엄 이미지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국내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인 15.3% “수입차 사겠다”

동아일보는 최근 광고대행사 대홍기획,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온라인 리서치전문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수입차 관련 의식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응답자 1000명 중 688명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중 수입차를 가진 사람은 11명(1.6%)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동차를 산다면 어떤 차를 사겠는가’라는 질문에 153명(15.3%)이 수입차를 선택했다. 특히 20대에서는 수입차를 사겠다는 응답이 22.3%나 됐다.

실제로 국내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들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승용차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4.9%, 2010년 6.9%, 2011년 8.0%, 2012년 10.0%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달에는 국내 판매 승용차의 12.0%가 수입차였다.

경영컨설팅업체인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집에 대한 소유 개념이 약해지면서 자동차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려는 욕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여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브랜드가 한국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의 장점(11개 보기 중 2개 중복응답)에 대해서는 ‘안전성’(38.2%)을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세대별로 보면 40대와 50대의 각각 46.3%, 42.1%가 안전성을 선택한 반면 20대는 ‘브랜드 이미지’(41.2%)와 ‘외관 디자인’(40.0%)을 안전성(25.8%)보다 높이 평가했다. 30대는 안전성(39.3%) 브랜드 이미지(36.4%) 외관 디자인(35.0%) 성능(33.2%) 등을 고르게 선택했다.

수입차의 단점(11개 보기 중 2개 중복응답)으로는 ‘AS의 불편함’(61.6%) ‘비싼 가격’(51.2%) ‘비싼 유지비’(51.1%) 등이 지적됐다.

선호하는 수입차의 색상으로는 20대는 검은색(43.8%), 50대는 은색(40.0%)을 가장 많이 꼽았다.

○ 수입차를 바라보는 냉소적 시각

직장인 이모 씨(29)는 지난해 9월 결혼과 동시에 현대자동차의 ‘싼타페 DM’을 샀지만 지난달 BMW ‘X6’으로 바꿨다. 그는 1억 원을 호가하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8000만 원을 주고 중고차를 샀다.

▼ 내가 사면 “성능 때문” 남이 사면 “과시욕 탓” ▼

이 씨는 “기능이나 인테리어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안전성도 뛰어난 것 같다”면서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직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게 눈치가 보이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입차 구매를 원하는 이들은 급증했지만, 남들이 수입차를 타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선이 따갑다.

‘당신 옆을 지나는 1억 원이 넘는 수입자동차 안에 누가 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10개 보기 중 2개 중복응답)에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40.7%)과 ‘부모가 부자인 한량’(40.6%)을 고른 응답자들이 많았다. ‘착실하게 돈을 모은 회사원’은 1.6%에 그쳤다. 이는 ‘복권이나 부동산에 힘입은 벼락부자’(10.2%)나 ‘사기꾼이나 조직폭력배’(7.1%)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본인은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남들은 비합리적일 것이라고 예단하는 이중적 사고의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흔히 남이 수입차를 살 만큼 부유한 것은 노력보다는 비정상적인 방법에 힘입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오래전부터 한국사회에서 부자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이 존재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수입차 소유자들의 운전습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수입차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이 ‘매우 불량하다’(7.3%) 또는 ‘불량한 편이다’(36.2%)라는 답변은 ‘모범적인 편이다’(5.8%) 또는 ‘매우 모범적이다’(0.6%)는 답변을 압도했다.

○ 한국 소비자의 이중성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또 다른 사실은 한국인의 ‘이중성’이다.

본인이 수입차를 사는 이유(7개 보기 중 2개 중복응답)에 대해 응답자들은 ‘성능이 좋은 차를 타고 싶어서’(57.3%) ‘안전한 자동차를 타고 싶어서’(43.7%)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수입차를 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사회적 지위를 대변하려고’(50.3%)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43.6%)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 교수는 이를 두고 “모든 일에 대해 자신을 더 돋보이게 지각하는 일반인들의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산품이 아닌 수입품을 사는 것은 여전히 많은 한국인들에게 비애국적 행위로 비치고 있다”며 “똑같은 과시적 소비를 하면서도 자기 자신만은 성능이나 안전 등 합당한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강홍구·이서현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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