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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팥 쓰면서 1만원… 밥보다 비싼 팥빙수

[기타] | 발행시간: 2013.07.04일 14:42

최근 여름철을 맞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팥빙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3일 서울 종로구 명륜2가에 위치한 한 커피전문점에서 손님들이 팥빙수를 먹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솔직히 디저트가 밥값보다 비싼 것은 너무한 거 아닙니까? 재료비도 그리 비싸 보이지 않는데 여름 한 철 장사라고 업체에서 폭리를 취한다는 의심마저 듭니다.”

한낮 온도가 30도에 육박했던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카페베네 매장. 쿠키앤크림빙수를 사서 친구와 막 자리를 잡은 이선영(여·20) 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비싸네”라는 혼잣말을 연이어 한 뒤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씨는 “2인분임을 감안해도 빙수값이 9800원이나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평소 빙수를 좋아해도 학생으로서 부담이 커 자주 사 먹지는 못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에 이 씨의 친구도 함께 맞장구를 치며 공감을 표했다. 근처에 위치한 할리스커피 매장에서지인과 그래놀라빙수를 먹고 있던 임미순(여·48) 씨도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다. 임 씨는 “주로 얼음에 팥 약간과 몇 가지 토핑만을 얹은 빙수가 1만 원가량 하는 것은 당연히 비싼 것 아니냐”며 “매장에서 먹는 자릿세가 포함된 것이라면 적어도 포장을 해가는 손님들에겐 가격을 깎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더위를 식히기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팥빙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재료비에 비해 팥빙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게 아니냐는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히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커피 등 주요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팥빙수 가격이 패스트푸드점이나 제과점, 일반 중소 매장에서 파는 제품 가격보다 2∼4배가량 비싸 ‘가격 거품’ 논란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문화일보가 서울 중구, 서대문구 일대 팥빙수 판매점 10여 곳을 찾아 조사한 결과 주요 커피 전문점에선 7000∼1만3000원까지 가격이 비교적 높게 형성돼 있었다. 카페 아티제의 팥빙수가 1만3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카페베네의 망고빙수(1만1800원)와 요거베리굿빙수(1만1800원), 투썸플레이스의 티라미수빙수(1만500원)처럼 토핑에 따라 1만 원이 훌쩍 넘는 빙수도 있었다. 이들 매장에선 적어도 1만 원은 지불해야 주요 빙수를 사 먹을 수 있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빙수가격은 원재료값 외에도 연구개발비, 물류·유통비, 광고·마케팅비 등이 포함돼 책정된다”며 “오히려 2∼3인용 기준으로 만들기 때문에 음료 3잔과 비교해서도 더 저렴하고, 지난해 보다 가격을 오히려 낮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시중 유통되는 단팥은 제조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익힌 단팥과 설탕시럽을 섞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우리는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해 삶고 끓이는 작업을 통해서 단팥 고유의 풍미가 살리기 위해 노려하고 있다”면서 “통조림 형태의 당침팥이 아닌 팥과 당류를 섞은 형태의 단팥 33.9%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스 관계자 역시 “수입산 팥보다 단가가 2배 이상 비싼 국내산 팥을 사용해 팥빙수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상 일부 전문점을 제외하곤 대부분 업체에선 재료비를 줄이기 위해 중국산 통조림 팥을 빙수에 사용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외식개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산 통조림 팥(3㎏)은 가격이 5000∼7000원으로 6000∼8000원인 일반 중국산 팥(1㎏)과 1만2000∼1만4000원인 국내산 팥(1㎏)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한 여타 비용을 고려해도 팥빙수 가격이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승기 외식개발연구소장은 “1만2000원짜리 팥빙수의 경우 팥(200g), 얼음(500g), 과일류(100g), 치즈류(100g) 등의 재료를 합쳐도 평균적으로 순수원가가 20%가 채 안 되는 2000원 안팎이었다”며 “커피 전문점들이 여름철 수익 극대화를 노려 팥빙수값을 비싼 가격으로 주도하다 보면 다른 매장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명동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L카페의 경우에도 과일빙수(2인분) 값이 1만800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매장 직원은 “빙수값은 사장님이 임의로 붙인 것으로 안다”며 “주요 재료인 팥도 중국산 통조림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패스트푸드점인 KFC와 롯데리아에선 빙수 값이 각각 3800원, 4000원에 불과했다. 제과점인 파리바게뜨도 5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축에 속했다. 롯데리아에서 빙수를 먹고 있던 장영길(67) 씨는 “물론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의 빙수가 재료와 용량에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팥 씹는 맛도 비슷한데, 개인적으론 가격대비 만족도는 오히려 이곳이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구 회현동의 한 소형 매장의 경우엔 팥빙수 값이 2500원(1인분), 5000원(2인분)으로 더 저렴했다. 이곳에선 통조림을 사용하는 대부분 매장과 달리 주인이 직접 팥을 삶고, 졸여서 손님에게 내놓았다. 처음엔 국산 팥을 사용했지만 손님들에게 팥을 푸짐하게 내놓자는 뜻에서 중국산으로 바꿨다는 주인의 설명이다. 우유도 생우유를 손님이 보는 앞에서 듬뿍 담아내고 있었다. 매장 주인 김미영(여·53) 씨는 “보통 팥빙수 1인분에 얼음 200원, 팥 1500원, 우유 400원, 미숫가루 200원 등 총 2300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손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마진을 줄여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팥빙수를 만드는 데 특히 비싼 재료와 전문적인 기술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시중 팥빙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된 측면이 있다”며 “일부 전문점의 주장대로 용량이 많아 비싼 것이라면 양과 가격을 패스트푸드점 수준으로 줄이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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