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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팡얼다이’ 1000여명 사회문제로

[기타] | 발행시간: 2013.07.05일 03:11

‘억울함 호소’ 부모 따라와 대도시서 구걸생활

[동아일보]

여덟 살 리하오란(李浩然·가명) 군은 오늘도 아빠와 베이징(北京) 남역 주변에서 길에 버려진 채소들을 줍는다. 다음 날 아침에 먹기 위한 것이다. 남역 앞 육교 밑에서 생활한 지 4년째. 그는 “KFC의 ‘고향닭’ 메뉴를 제일 먹어보고 싶어요. 아직 먹어본 적이 없거든요”라고 말했다.

리 군은 ‘상팡얼다이(上訪二代)’다. 상팡은 중국의 지방민들이 대도시 관청에 가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다. 상팡얼다이는 상팡하는 부모를 따라온 자녀를 지칭한다. 3일 난팡(南方)도시보는 리 군 부자를 통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상팡얼다이’를 조명했다.

리 군이 고향 허난(河南) 성 궁이(鞏義) 시 캉뎬(康店) 전을 떠나 베이징에 올라온 건 2009년 4월 집에 발생한 화재 때문이었다. 법원은 리 군의 새엄마를 방화범으로 지목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리 군의 아버지 리더바오(李德寶·45) 씨는 인정할 수 없었다. 부인의 누명을 풀어야 했다. 현장 보존을 위해 폐허가 된 집을 그대로 둔 채 관할 공안국과 성 정부 공안청 등을 상대로 호소했다. 하지만 바위에 계란치기였다. 리 씨 부자는 그 길로 베이징으로 올라왔다.

그들의 생활은 날마다 똑같다. 낮에는 공안부나 법원으로 들어가는 관료들의 차를 가로막는다. 그러다 경찰에 제지되거나 파출소로 끌려간다. 저녁에는 일찌감치 남역 앞 육교 밑에서 잠을 청한다. 끼니는 길에서 주운 분유통에 채소를 넣은 죽을 끓여 대신한다. 리 군은 “베이징은 겨울이 너무 추워요. 아빠를 꼭 껴안고 자요”라고 말했다.

리 씨 부자는 2010년에는 3개월 동안 베이징 근교의 흑(黑)감옥에 갇혀 있었다. 흑감옥은 사설감옥이다. 지방정부의 사주를 받은 민간 교도관들이 상팡하러 온 사람들을 납치해 가둬둔다. 리 씨는 “밥을 잘 주지 않아 몸무게 24kg이던 애가 13kg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캉뎬 전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왕나리(王娜莉) 씨는 “흑감옥에서 리 씨 부자의 90일간 숙박비로 1만4000위안(약 260만 원)을 내놓으라고 해 너무 많다고 했더니 ‘그럼 아예 5만 위안(약 929만 원)을 내라. 완전히 없애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나중에 이런 일이 안 생기게 죽여 버리겠다는 것이다.

리 씨는 아들의 나이가 많아지자 올해 4월 고향으로 내려가 학교에 입학시켰다. 하지만 이미 생계가 완전히 망가져 버린 상태에서 더이상 고향에 머물 수 없었다. 혼자 상팡을 하러 가면 애를 봐줄 사람도 없었다. 한 달 만에 다시 아들과 함께 베이징으로 올라왔다. 리 군은 기자에게 “우리 아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나요? 그럼 학교에 다닐 수 있는데”라고 물었다.

난팡도시보에 따르면 베이징 등 대도시를 떠돌고 있는 상팡얼다이는 1000명이 넘는다. 도시 한쪽에서는 관얼다이(官二代·고위 관료 자제)와 푸얼다이(富二代·부자 자제)들이 고급차를 몰고 질주하고, 지도부는 ‘차이나드림(中國夢)’을 역설하는 사이에 상팡얼다이들은 너무 다른 중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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