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략폭격기 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려다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16일 공군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께 러시아의 장거리 전략 폭격기인 Tu-95가 동해 상공에 설정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내로 진입을 시도했다.
공군은 수 차례 접근 경고방송을 한 뒤 F-15K 전투기 2대를 긴급 출동시켜 차단비행을 통해 러시아 공군기를 돌려보냈다.
KADIZ는 영공 방위를 목적으로 설정된 일정한 공역으로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동·서·남해 상공에 설정돼 있다.
출격한 공군 전투기는 계속해서 경고 통신을 했으며 러시아 폭격기는 10여분 뒤 동해 공해상으로 기수를 돌려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 관계자는 "러시아 항공기가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하진 않았지만 KADIZ 가까이 접근했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출격을 했다"며 "러시아 항공기가 동해 KADIZ 쪽으로 비행하는 사례가 자주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에도 러시아 폭격기와 전투기, 조기경보기 등이 KADIZ를 침범해 공군 F-15K 6대 등 10대의 전투기가 출격하기도 했다.
또 2010년 10월에도 동해 KADIZ를 침범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초계 비행 중이던 공군의 KF-16 전투기 4대가 저지비행에 나섰다.
러시아 장거리 폭격기인 Tu-95(베어)는 최대 시속 800㎞, 항속거리 1만2000㎞이다. 해상 초계·정찰형으로 개조돼 동해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