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얼음 중 80%가 위생기준을 지키지 않고 제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중앙방송(CCTV)에서 KFC 등 패스트푸드점의 얼음이 화장실 변기물보다 더럽다는 보도 이후 얼음 위생상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베이징에서 유통되고 있는 식용 얼음의 80% 이상이 위생 허가를 받지 않은 '더러운 얼음'이다.

중국 위생부문은 이미 1996년에 식용얼음제조 관련 위생기준을 정하고 2005년 7월부터는 QS(식품품질인증)제도를 마련해 실시해오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시질량기술감독국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현재 QS 인증을 획득하고 위생기준에 부합하는 얼음을 생산하는 업체가 단 6곳에 불과하다.

현재 5개 업체의 여름철 얼음 생산규모는 합쳐 1억위안(180억원) 가량 되는데 여름철 베이징 얼음시장 규모가 5~8억위안(900억~1천453억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베이징에서 유통되는 식용 얼음의 최대 80%가 위생허가를 받지 않은 채 생산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같이 위생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얼음제조업체가 많은 원인은 비용과 마진 문제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5kg짜리 얼음 한 봉지 가역은 10위안(1천8백원)인데, 위생기준을 준수할 경우 생산비용은 최소 6위안(1천80원)이지만 기준을 무시하면 단돈 3위안(540원)으로 얼음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QS인증을 받는데 소모되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모 얼음 생산업체 관계자는 "인증을 받기 위해 10만위안(1천8백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저렴한 비용으로 얼음을 생산해 이윤을 남기려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위생기준을 지키려는 기업마저 시장입지를 위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깨끗한 얼음을 생산하는 베이징의 5개 기업은 현재 대형 요식업체에 얼음을 납품하는 방식으로 생존하고 있다"며 "만약 대기업과의 거래가 중단된다면 바로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