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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한국’ 국민은 불안하다] 폭언·성추행·왕따… 학원은 안전 사각지대

[기타] | 발행시간: 2013.08.03일 05:58

여고 2년생 신모(18)양은 서울 압구정동 학원의 화장실에서 같은 학원에 다니는 A양이 혼자 울고 있는 걸 목격했다. 그 즈음 학원 안팎에는 ‘A양이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지만 노는 아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학원 친구들이 루머를 퍼뜨리며 A양을 괴롭힌 것이다. A양 주변 자리는 늘 비어 있었고 말을 거는 이도 없었다. A양은 얼마 뒤 학원을 그만뒀다.

중학교 2학년 오모(15)군은 지난해 자신이 다니던 B어학원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이 야한 잡지를 들고 와서 서로 추행하는 모습을 봤다”며 “그 친구들의 일탈 모습을 여러 번 봤지만 괜한 피해를 입을까봐 학원 선생님께는 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학교폭력 퇴치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학교 폭력에 관한한 사설학원은 여전히 감시의 사각지대다. 아이들이 학교만큼 장시간 머무는 공간이지만, 오로지 학습만을 위한 곳이라는 특성상 관리감독의 손길은 드물다. 교육부도 사설학원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학교폭력이 ‘학생’이라는 폭력의 주체가 아닌 ‘학교’라는 장소 중심으로 이해되면서 학교 밖 폭력에는 대응이 미흡한 실정이다. 현행법상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폭력 등을 ‘학교폭력’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교육부의 대책은 학교와 사설학원을 구분 짓고 있다.

학교에서는 사라져 가는 교사의 체벌도 학원에서는 빈번히 이뤄진다. 서울 대치동의 A수학학원에 다니는 고등학교 2학년 박모(18)군은 학원에만 다녀오면 손바닥이 퉁퉁 붓는다. 매일 학원에서 보는 수학시험에 통과하지 못해 매를 맞기 때문이다. 박군은 “계속 매를 맞다보니 이제는 익숙하다”며 “체벌에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 그냥 그러려니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무성 대변인은 “학원가에도 폭력 요소가 산재해 있지만 통제할 만한 장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며 “학교와 사설학원 간 폭력에 대한 인식의 온도차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학부모들과 교육계에서는 사설학원 내 폭력을 학교폭력과 동일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서모(49)씨는 “종종 아들로부터 주변 학원에서 벌어지는 폭력 얘기를 듣는다”며 “방학에는 자녀가 학원에 머무르는 시간도 많아지는데 정부 차원에서 학원폭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하병수 대변인은 “학교폭력을 학교 내 폭력으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교육청 단위에서 학원폭력에 대한 단속이나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교육부 차원에서 하고 있는 예방책은 학원폭력 예방 포스터를 붙이는 게 전부다. 지난달 23일에 내놓은 학교폭력대책들도 대부분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대한 대책들로 채워져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설학원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다. 대책이 구체화된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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