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주민들의 여가생활을 위한 시설 확충에 힘쓰고 있다.
16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주민 편의시설을 본격적으로 늘린 것은 지난해 7월 김 제1위원장이 준공을 앞둔 평양 능라인민유원지를 시찰하고 난 뒤다. 당시 김 제1위원장은 “이것을 본보기로 온 나라에 인민의 사상 감정, 미적 지향과 요구에 맞는 건축물을 건설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당시 북한 노동신문은 김 제1위원장이 부인 이설주, 동생 김여정 등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무려 43장이나 보도했다.
북한은 원산 해안유희장에 롤러스케이트장을 지난 5월 건설하는 등 평양뿐 아니라 지방 주요 도시에 지었다. 편의시설도 대대적으로 자랑하고 있다. 5월 개장한 평양 해당화관은 6층짜리 건물로 목욕탕과 한증칸, 물놀이장, 식당, 상점, 요리실습, 강의실 등을 갖췄다. 김 제1위원장도 이설주와 이곳을 방문해 관심을 표시한 바 있다.
해수욕장도 대대적으로 정비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월 김 제1위원장이 마전해수욕장을 찾아 샤워장, 안전감시대, 식당, 숙박시설 등을 둘러본 뒤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세계적 수준으로 다시 꾸려야 한다”며 “수용능력이 큰 현대적인 휴양시설을 새로 지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보도했다. 이에 발맞춰 조선중앙TV는 지난 4일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야외 샤워대 등 해수욕에 필요한 설비들이 훌륭히 갖춰졌다고 소개했다. 또 명사십리 해수욕장 주변에 새날호텔(사진)과 갈마호텔 두 호텔이 지난달 새로 개장한 모습도 내보냈다.
북한이 주민 여가시설 확충에 힘쓰는 것은 체제 안정을 위한 목적이 있다고 정부 및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제1위원장이 주민들의 놀이까지 신경 쓴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친근한 지도자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제1위원장의 개인적 성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제1위원장은 1992년 9세 때 어머니 고영희와 도쿄 디즈니랜드를 구경하며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규엽 기자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