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자영업자 소득 탈루율 44%…현금수입업종이 가장 심각
- 김태호 의원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비율 높여야”
의사와 변호사, 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이 전체 소득의 3분의 1을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과 골프연습장의 탈세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이 지난 2005년부터 8년간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기획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아 22일 공개한 ‘고소득 자영업자 기획 사무조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 적출률은 44%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 적출률이란 전체 소득 가운데 신고하지 않은 탈루액의 비율을 뜻한다.
그동안 적출률이 높을 것으로 알려진 의사·변호사 등의 고소득 전문직의 경우 32.6%였다. 오히려 음식점과 골프연습장 등의 현금수입업종이 57%, 기타 서비스전문직이 46.2%로 더 높았다. 똑같이 1억원을 벌면 전문직은 6730만원을 신고했지만 현금수입업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4300만원만 신고했다는 의미다.
적출소득 규모도 현금수입업종(1조2492억원)이 전문직종(1조2416억원)보다 많았다. 국세청이 전문직의 신고소득이 적다는 판단 아래 기획 세무조사에 들어갔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현금수입업종에 종사하는 개인사업자의 탈세가 더 심각했다는 얘기다.
소득세를 신고하는 인원 대비 개인사업자 조사율은 매년 0.1~0.2% 수준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2005년 0.18%에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2009년 이후 조금씩 오르는 추세다.
지난 8년간 국세청의 기획 세무조사를 받은 고소득 자영업자는 4396명이다. 이 가운데 의사·변호사·세무사 등 전문직종은 1580명, 기타서비스업종은 1538명이다. 음식점·골프연습장 등 현금수입업종에 대한 조사는 1278건에 그쳤다.
김태호 의원은 “정확한 세무조사 대상자 선별과 체계적인 과세에 도움을 주는 ‘택스 갭’을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며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고소득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개인 사업자의 세무조사 비율을 높일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mwlee2@chosun.com]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