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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세월]옷차림이 곱다고 대자보까지 썼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3.09.27일 10:45
이 일은 문화대혁명이 시작되던 초기의 일이다. 향중심학교에서 전 향의 교원들을 모아놓고 적극적으로 그번 혁명에 참가하라면서 그러자면 주저없이 대자보를 써야한다고 하였다. 당시 아직 성숙되지 못한 나는 상급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쓰라해도 곧이 들고 그번 혁명에 적극분자라도 되리라 마음먹고 대자보를 쓸 차비를 하였다.헌데 정작 쓰자니 주저되는것이 많았다.한것은 오랜시간 함께 사업한 한학교 교원들을 상대로 대자보를 쓴다는것은 너무 미안한 일이고 그렇다고 한족영도들에게 쓰자니 말등교원인 나는 그네들에 대하여 너무 몰랐다. 그렇다고 쓰지 않으면 사상이 낙후하다고 지적받을 것 같아 생각다못해 만만한 것이 무어라고 그때 한족소학교에 있는 한 여교원에게 대자보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 교원은 나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이다. 헌데 같은 한족교원들이 뒤에서 수근거리는 말을 들으니 그 교원은 '바람쟁이'라는 것이다. 원인은 간단했다. 그때 아직 처녀선생으로서 옷차림이 남과 특별하여 그때로 말해도 제일 고운 옷을 입고 다녔기때문이다. 당시는 빈하중농의 소박한 품성과 더불어 그네들의 옷차림까지 받들면서 같은 옷을 입어도 기운옷을 입은 것이 더 혁명적이 되었던 세월이다.

  그리하여 고운옷을 입어도 그사람을 보는 눈매가 웬지 달라보이던 잘못된 세월, 헌데 날마마 깔끔하게 아름다운 옷차림을 하고 다니니 우선 남성들이 반해서 군침을 흘리는 것은 둘째치고 당시 간고분투 근검절약을 부르짖는 시대정신과 맞지 않아 자연 손가락질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일러 암암리에 '자본주의 수정주의'란 모자를 씌웠는데 어떤 사상이 있으면 어떤 옷차림을 하게 된다고 틀림없이 그 선생은 빈하중농의 간고분투 정신을 망각한 '수정주의'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지목되였다. 그러니 마땅히 질책을 받아야한다.

  해서 나는 소위 혁명적인 감정을 가지고 서투른 한어나마 대자보를 써서 그 선생의 '자산계급적이고 수정주의적'인 옷차림을 비판하였는데 듣는 말에 나는 의기양양했으나 그 교원은 내가 쓴 대자보를 보고 너무 억울해서 울기까지 했다고 한다. 참으로 그 세월은 혁명이란 명의로 누가 누구라 할 것없이 이것저것 남의 티끌만한 흠도 잡아서 호상 적발하던 아주 유치한 세월이었다. 설사 대자보까지는 쓰지 않아도 학교운동장으로 곱게 옷차림을 하고 지나가는 여인을 보고도 학교교원들이 창문에서 손가락질하며 '수정주의'라고 하던 세월이였으니…

  허지만 그렇게 텀터기를 씌우는데 대한 억울함을 모르다가 정작 내가 당하여 있는것 없는것 다 흠이라고 주먹같은 글의 대자보를 보았을때 비로소 문화대혁명 초기 멋도 모르고 날뛰면서 남들의 옷차림마저 문제삼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망녕되였던가를 뉘우치게 되였다.

  그때로부터 몇십년세월이 흘렸지만 나는 그때 일을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진다. 오늘 여인들이 치마는 커녕 팬티나 다름없는 옷을 입고 다녀도 아무도 흠잡지 않는 세월이고 보면 세상은 얼마나 많이 진보하였는가. 부끄럽고 유치한 과거를 회억하면서 다신 그런 황당한 세월이 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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