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스무 살에 만난 사랑이 어느덧 7년째.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편해진 이들은 연인을 넘어 가족이 되기로 한다. 아직 가슴 설레는 사랑을 꿈꾸는 여자와 달리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남자. 이 커플 결혼하면 무슨 재미로 살까?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네 커플이 메리지 블루(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겪게 되는 심리적 불안 및 스트레스)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 영화 '결혼전야'(홍지영 감독, 수필름 제작)에서 스타 쉐프 원철(옥택연)과 연애 7년 차를 맞은 네일 아티스트 소미를 연기한 배우 이연희(25). 동지애로 살겠다는 원철과 결혼을 앞두고 불쑥 찾아온 경수(주지훈)에게 흔들리는 갈대 같은 여자다.
말이 쉬워 7년 차 연애지 거의 가족과 다름없는 이들의 이야기는 부러움을 자아내는 동시에 슬프기도 하다. 서로 7년 동안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산다는 것은 젊은 청춘 남녀에게 고행 아닌 고행인 것. 특히 제대로 연애 한 번 못 해봤을 이연희와 옥택연의 '7년차 커플' 설정은 여러모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실제로 그런 경험이 없다는 이연희는 '결혼전야'를 위해 '연애 세포'를 깨우려 노력했다는 후문. 주위에 오래된 커플에게 그들만의 사례와 노하우도 전수받고 남녀의 사랑을 그린 영화도 많이 찾아봤다. 특히 영화 '우리, 사랑일까요?'(05, 나이젤 콜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나름대로 연애 경험이 있다는 그에게 화들짝 놀라는 시늉과 "모태 솔로 아니었나?"라는 능글맞은 질문을 던졌다. "놀리지 마세요. 나이가 몇인데요. 모태 솔로는 아니에요. 몰래 할 건 다 하죠. 하하. 오해하실까 봐 미리 말하지만 지금은 솔로가 맞아요. 연애를 쉰 지 오래되긴 했지만 그래도 연애 경험이 전혀 없지는 않아요. 한창나이인데 사랑도 해봐야죠.(웃음)"
우리가 알던 '조용한 이연희'에게도 재미있는 구석이 있었다. 연애 좀 해봤다는 이연희에게 단 한 번도 들키지 않은 비법을 물으니 원래 뭐든지 잘 숨긴단다. 재치까지 겸비한 이연희, 이러니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나?
"워낙 저 자신을 알리는 거에 있어서 숨겨왔어요. 내성적인 성격 때문인지 상대에게 다 보여주지 않아요. 그런데 그게 어느 순간 숨겨진다고 숨겨지지 않더라고요. 하하. 공개연애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하고 싶거든요. 연애도 그런 의미에서 선을 그었죠.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배우 이연희와 인간 이연희로부터 갭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숨기기로 했죠.(웃음)"
그간 작품에서 현빈, 소지섭, 유지태, 최강창민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한 미남 배우들과 짝을 맞췄던 이연희지만 이렇다 할 스캔들이 없었다. 지난 2008년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송승헌과 섬씽(?)이 있었지만 이 또한 극 중 아버지 역을 맡은 유동근이 만든 스캔들로 밝혀지는 에피소드 중 하나였다.
이번 '결혼전야'에서도 옥택연과 주지훈의 사랑을 한몸에 받게 된 이연희에게 "스캔들 나는 것 아니냐?"고 은근히 부추겼지만 "말도 안 된다"는 웃음뿐이었다. 그만큼 두 사람은 편한 친구사이라는 것. 그렇지만 실제 연기를 할 때만큼은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는 묘한 기류를 던지기도 했다.
"작품을 하면서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역할에 몰입하다 보면 저절로 사랑하고 있더라고요.(웃음) 특히 작품에서 사랑하는 상대가 있다면 그 사람의 사진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고 매일 봐요. 그래야지 보는 사람들이 익숙하고 편안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에도 (옥)택연이와 (주)지훈오빠 사진을 저장해 두고 봤죠. 두 사람 사이에서 왔다갔다해야 하니까 번갈아 가면서 봤어요. 하하."
무엇보다 옥택연과 오래된 커플 연기를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는 이연희는 연예계 몇 없는 연예인 친구가 됐다고 한다. 일에 있어 어려운 점과 서로 말하지 않아도 힘든 부분을 이해해줄 수 있는 소울 메이트가 필요했다는 그는 옥택연이 그 역할을 잘 해줘 고마웠다고. '결혼전야'가 개봉한 이후엔 "옥택연의 팬들에게 악플을 받을 것 같다"며 조심스레 걱정도 털어놨다.
"택연이는 처음부터 짓궂게 해줘서 굉장히 편했어요. 그런 친구들이 필요했는데 딱 나타난 거죠. 고민상담을 잘해주고 굉장히 스마트한 친구예요. 에너지도 대단하고요. 택연이가 이상형이냐고요? 글쎄요.(웃음) 택연이는 빚어 놓은 것처럼 잘 생겼잖아요. 전 그런 미남보다 훈남이 좋아요. 훈훈한 느낌이 들면 좋겠어요. 딱히 이상형이 정해진 건 아니죠. 어떨 때는 마초적인 상남자가 좋기도 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남자가 좋기도 해요. 그런데 아무리 잘생겨도 느낌이 통하지 않으면 끌리지 않죠. 무한한 매력을 가진 남자가 좋아요. 하하."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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