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연기자 아이유가 '최고다 이순신'에 이어 '예쁜 남자'로 또 한번 주저앉았다.
주연배우로 활약한 두 작품에서 잇따라 시청률 '폭탄'을 맞은 것. 일각에선 주연으로서의 연기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 연말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KBS 2TV '예쁜남자'가 2%대 '애국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드롬을 일으켰던 전작 '비밀'의 후광 효과는 없었다. 11월20일 첫 방송 시청률 6.3%는 현재까지 '예쁜 남자'의 최고 기록이다. 이후 2.9%(12월11일)까지 추락하며 충격을 자아냈다.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드라마 '예쁜 남자'는 익숙한 만화적 설정, 예상 가능한 스토리 전개, 매력을 잃은 진부한 캐릭터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결말이 뻔히 보이는 이야기는 되레 지루함마저 선사한다.
여기에 정형화된 캐릭터 연기를 반복적으로 선보이는 아이유도 패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이유는 전작 '최고다 이순신' 종영 3개월 만에 후속작을 결정했다. 진지한 자기 반성과 발전의 시간 없이 '예쁜 남자'에 합류한 셈. 특히 전작에 이어 또한번 밝고 명랑한 20대의 모습을 선택하며 연기 변신보다는 현상 유지를 선택했다.
그 현상 유지가 시청자들에게는 식상함으로 다가온다. 캐릭터와 연기자가 맞물려 진부함과 식상함을 안겨준다면 채널은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연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통해 시청자들과 교감하기보다는 자아도취에 빠진 듯한 과장된 연기를 선보이면서 코믹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서려 했던 자신의 의도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어버린 셈이다. 시청자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간 아이유의 연기행보는 매번 눈길을 끌었다.
2011년 '드림하이'로 데뷔한 아이유는 '최고다 이순신'과 '예쁜남자'에 연이어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데뷔 2년차 연기자로서는 엄청난 성과다. 하지만 과연 아이유가 주연으로 자리매김을 할 만큼의 연기력과 스타성을 보여줬는지는 의문이다.
'최고다 이순신'의 타이틀롤 아이유는 50부작을 이끌어 가는 중책을 맡았다. 그 과정은 신인 연기자에게 녹록지 않았다. 극 초반엔 어색한 대사톤과 동일한 표정 연기를 지적당하며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미숙 고두심 정동환 등 탄탄한 중견 배우들의 강력한 지원과 노련한 연기력은 아이유의 부족함마저 채웠다.
하지만 무게감이 부족한 신인 배우의 연기는 결국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아이유는 타이틀롤이 가져야 할 카리스마도, 강력한 존재감도 보여주지 못한채 그저 무난한 연기로 극을 마쳤다. '최고다 이순신'은 결국 'KBS 주말극은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공식마저 깨뜨렸다. 전작 '넝쿨째 굴러온 당신' '내딸 서영이'가 방송 내내 40%대의 높은 시청률과 큰 인기로 화제를 몰고 다녔던 것과 달리, '최고다 이순신'은 마지막회에 30%에 턱걸이하며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물론 주말극 주연을 맡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베테랑 배우 김남주, 이보영과 신예 아이유를 한 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 하지만 아이유는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성공상을 보여주기 보다는 주변에 휩쓸리고 갈팡질팡하는 수동적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그쳐 아쉬움을 자아냈다. 많은 양의 대사와 감정연기에 짓눌려 상대배우와 쫄깃한 케미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물론 아이유는 나름대로 연기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아이돌 출신 치고는 연기력 면에서도 일정 부분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 했다. 땀 흘리며 달리는 말에게 채찍질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더욱 힘을 다해 정진하라는 격려인 동시에 현실을 직시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하기 위함이다. 그간 아이유는 세 작품을 내리 달려왔다. 앞으로 더 먼 길을, 더 뜨겁게 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한번쯤은 뒤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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