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림역 근처 중앙시장에서 베이징의 대표적 겨울철 주점부리인 빙탕후루(冰糖葫芦)가 판매되고 있다. 중국 북방지역의 전통 먹거리인 빙탕후루는 그동안 서울에서는 볼 수 없었는데, 서울의 대표적 차이나타운으로 변모한 대림동에서 선을 보였다.
빙탕후루(冰糖葫芦)는 산사자•해당화 열매 등을 꼬챙이에 꿰어 설탕물•엿 등을 발라 얼린 것이다. 베이징 등 북방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먹거리이며 일반적으로 산사자를 꼬챙이에 꿰어 물엿을 발라 굳히는데 새콤하고 달면서도 얼음을 씹는 듯 아삭아삭하다.
베이징 춘절묘회에서 길다란 빙탕후루를 볼 수 있는데, 한 꼬챙이에 10여 개 남짓한 산사자를 꿰어 붉은 과실들이 주렁부렁 메달려 금방이라도 휘어 버릴듯한 대꼬챙이를 손에 들고 걸으면 양쪽으로 흐느적거리는데 명절의 풍성한 분위기를 한껏 더해 준다.
빙탕후루는 남송(南宋)의 황제 송광종(宋光宗, 1147-1200년)과 연원이 닿는다. 한번은 송광종이 가장 총애하는 황귀비가 병에 걸렸는데 입맛을 잃어 음식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 궁중 의사들이 온갖 약재를 썼지만 효과가 없었다.
송광종은 시들어가는 귀비를 보며 수심에 잠긴 끝에 방문을 내어 명의를 구했다. 이때 한 민간의사가 귀비를 진맥한 후 “얼음사탕과 홍과(山楂)를 함께 달여 식사 전 5매-10매씩 먹으면 보름만에 나으리다"라고 했다. 모두들 반신반의했지만 마침 얼음사탕에 달인 홍과가 귀비의 입맛에 맞는지라 그런대로 먹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과연 병이 씻은 듯 가셨다.
그 후 이 요법은 민간에 전해져, 백성들은 홍과를 꿰어 얼리기도 하는 등 오늘의 빙탕후루로 발전하였다. 실제 홍과는 많은 약용 효과가 있다. 소화장애와 어혈제거에 좋으며, 회충 박멸과 이질 치료, 그리고 혈지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도 한다. [온바오 이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