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경제 > 경제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취재X파일> 재산 몽땅 기부하는 82조 부자, 당신의 부모라면?

[기타] | 발행시간: 2014.03.21일 14:17

[헤럴드경제= 김상수 기자]“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많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 “물려받은 재산은 득보다 실이 많다”, “난 내 재산을 조국의 미래를 위해 상속하기로 결심했다”.

해외 슈퍼리치,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들이 밝힌 자산 철학입니다.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한국과 달리 해외에선 가족에게 부를 세습하지 않는 부자가 많습니다. 가족 대신 사회나 회사에 부를 환원하는 움직임입니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을 비롯, 해외의 슈퍼리치는 재산을 사회나 회사에 환원하고 있습니다. 기부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그 밖에도 부를 세습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스스로 피땀 흘려 벌지 않은 재산은 오히려 자식 교육에 좋지 않다는, 교육 철학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뿐일까요. 어찌 보면 그들보다 더 대단한 이들은 이런 부모의 선택을 당연하게 수용하는 그들의 자녀입니다. 부모가 피땀 흘려 번 돈은 부모의 몫이며, 난 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겠다는 그들의 문화. 단 1억원의 재산이라도 가족 분쟁이 불거지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들 자녀가 수용해야 할 몫은 82조원, 63조원에 이릅니다.

선진국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기업이 탄생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발휘되는 이유,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1세대 기업인 이후 더는 새로운 기업과 기업가가 보이지 않는다는 한국의 위기감. 극명하게 갈리는 평가 기저에는 이 같은 문화의 차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빌 게이츠는 2010년부터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는 ‘기빙플레지(Giving Pledge)’운동을 벌이고 있죠. 현재 전 세계 122명의 부자가 이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보유 재산이 760억달러(포브스 기준, 한화 약 82조원)인 빌 게이츠는 배우자 멜린다 게이츠 사이에서 3명의 자녀가 있고, 그는 이들 자녀에게 극히 일부분의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수차례 밝혔습니다. 재산 대부분을 빈곤퇴치 전문단체인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에 헌납하기도 했습니다. 빌 게이츠의 결심도 대단하지만, 어찌보면 그의 세 자녀가 더 대단할지 모르겠습니다. 82조원의 부를 지닌 부모가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니, 그 입장을 헤아려보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겠죠.

게이츠와 기빙플레지운동을 함께 시작한 워런 버핏의 재산은 582억달러(한화 63조원)입니다. 그 역시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지만, 2007년 21억달러를 기부한 것을 비롯해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느낄 정도의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그 이유를 말합니다.

재혼을 거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척 피니는 세계 1위 면세점 ‘듀티프리쇼퍼스(DFS)’의 창업자입니다. 그는 대표적인 ‘기부왕’으로 통하죠. 세계에서 제일 큰 면세점을 만들어낸 그는 한때 75억달러(8조1100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했지만, 현재 보유한 재산은 200만달러(약 21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 주요 부자 순위에서도 이름이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그의 재산은 모두 각종 자선단체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근검절약을 평생 실천한 슈퍼리치로도 유명합니다. 8조원의 재산을 지녔지만, 시계는 1만원 상당에 불과하고, 비행기도 이코노미석만 탄다고 합니다.

자식에게 부를 물려주지 않는 과정이 항상 순탄한 것만은 아닙니다. 전 세계 10대 광산 중 가장 경제적 가치가 높은 광산 3개를 보유한 지나 라인하트는 177억달러의 재산으로 호주에서 가장 돈이 많은 부자입니다. 그는 최근까지도 자녀와 법적 공방을 벌였습니다. 재산을 물려달라는 자녀와, 물려줄 수 없다는 그의 갈등이 소송전으로까지 비화한 것이죠.

라인하트는 “내 자식을 포함 요즘 젊은이는 세상을 사는 데 꼭 필요한 지식이나 판단력, 직업윤리 등을 갖추지 못했다”며 재산 상속을 거부했습니다. 결국 지난해 라인하트가 한발 물러서고, 자녀가 소를 취하하면서 법적 공방은 일단락됐습니다.

50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인텔사의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는 아내와 고든앤베티무어재단을 설립, 이를 통해 재산을 과학기술 지원 등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케임브리지대 수학센터도 그의 기부로 설립됐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미래 세대에게 재산을 나눠주겠다”는 게 그의 철학입니다.

미국 석유업계의 거물 T 분 피컨스는 “물려받은 재산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합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신문 배달을 하던 경험을 자주 인용한다고 합니다. 12세 때 156개 지역까지 신문을 배달했다며, 어린 시절의 혹독한 경험이 오늘날 그를 만들었다고 강조합니다. 어렵게 돈을 벌고 비즈니스를 확장하려 했던 그때의 경험이 오늘날의 부를 가져왔다는 말로, 역으로 말하자면 그만큼 스스로 어려움을 경험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테드 터너는 미국 대표 언론기관 CNN 창업자로 유명합니다. 부동산자산도 많아 미국 뉴멕시코주엔 2400㎢에 이르는 목장도 소유하고 있는데, 개인 소유로는 미국에서 가장 큰 목장입니다. 5명의 자녀를 둔 그는 기빙플레지운동에 동참,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습니다.

126억달러의 재산을 보유, 러시아에서 8번째로 돈이 많은 블라디미르 포타닌은 러시아 내 부호의 투자자산을 관리하는 인터로스사의 창업자입니다. 3명의 자녀를 슬하에 둔 그 역시 재산 대부분을 상속이 아닌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빌 아크만은 해지펀드사인 PSCM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입니다. 3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아내와 함께 적극적으로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슈퍼리치로 꼽힙니다. 그 역시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는 기빙플레지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남에게 베푸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항상 강조했던 아버지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며 “나 역시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다. 더 많이 베풀수록 더 많이 행복해진다”며 기부 이유를 밝혔습니다.

dlcw@heraldcorp.com

헤럴드생생뉴스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100%
10대 0%
20대 0%
30대 67%
40대 33%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문지인, 김기리 커플(나남뉴스) 이번주 결혼을 앞두고 있는 개그맨 김기리(38)와 배우 문지인(37) 커플이 예능에 동반 출연한다. 김기리, 문지인 커플은 최근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너는 내 운명’은 다양한 분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할빈시조선족청년친목회 회원사 방문 활동 개시

할빈시조선족청년친목회 회원사 방문 활동 개시

싱그러운 라일락꽃 향기가 넘쳐흐르는 5월의 화창한 봄날씨에 할빈시조선족청년친목회(이하 청년친목회)에서 회원간의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고 공동발전을 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원사 방문 활동을 개시했다. 이들이 선택한 첫번째 방문지가 현재 할빈시조선족청

김광룡 작사가요 연창회 연길에서

김광룡 작사가요 연창회 연길에서

5월16일 김광룡 작사가요 연창회가 연길에서 펼쳐진 가운데 연변가사협회 회장인 김광룡이 창작한 생활적인 분위기가 다분한 가요들이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연변가사협회 회장인 김광룡은 20여년전부터 가사창작에 정진해오면서 150여수에 달하는 가사작품들을 발표하

“무명 시절 아버지가 뒷바라지” 배아현 방송서 눈물 고백

“무명 시절 아버지가 뒷바라지” 배아현 방송서 눈물 고백

가수 배아현(27) 트로트 가수 배아현(27)이 무명 시절 아버지가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를 해줬다며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아현은 지난 5월 15일(수) 방송된 프로그램 ‘아빠하고 나하고’에 출연해 무명 시절 및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배아현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