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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비밀문서 대공개…값 매길 수 없는 역사적 문서 ‘수두룩’

[기타] | 발행시간: 2012.03.14일 16:53
1200년간 봉인됐던 바티칸 비밀 서고의 문이 개봉됐다. 비밀 서고를 가득 채우고 있던 문서들의 길이만 50마일(80km). 문서 숫자는 ‘계산 불가’에 가깝다고 한다. 이번에 공개된 비밀문서 중에는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떨리는 손으로 서명한 종교재판 기록과 독일의 종교 개혁자 마르틴 루터를 파문한 교황의 문서 등이 포함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최근 “바티칸 교황청 서고에 수 세기 동안 보관돼 있던 귀중한 자료들이 사상 최초로 대중에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컴컴한 문서 보관소를 나와 햇빛을 보게 된 문서 중에는 ▷영국 왕 헨리 8세와 첫 부인 캐서린 왕비의 이혼 문서 ▷11세기 교황의 영적 권리와 세속적 권한을 인정한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의 칙령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편지 등이 포함됐다. 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바티칸 서고에 저장돼 있던 문서를 직접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평가되며 오는 9월 9일까지 계속된다.

전시회 주최 측은 “역사적인 문서들이 바티칸 시국의 담을 넘어 세상에 나온 것은 사상 처음일 뿐만 아니라 아마도 앞으로도 열리지 않을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에는 바티칸 비밀 서고에 수 세기 동안 저장돼 있던, 값을 매길 수 없는 100여 종의 문서 원본들이 공개된다”고 밝혔다.

바티칸 측의 서고 개방으로 귀중한 문서들을 직접 볼 수 있게 된 역사학자들은 흥분하고 있다. 2000여 년간 유럽 사회의 중심 역할을 했던 교황청의 위상에 걸맞게 다양한 시대, 다양한 지역의 최고급 정부 관련 문서들이 우수한 보존 상태를 자랑하며 전시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으론 성베드로 성당 건축에 관한 미켈란젤로의 편지와 1654년 스웨덴 크리스티나 여왕의 퇴위 문서, 남명(南明: 명나라 멸망 후 남부에 존속한 정권) 마지막 황제인 소종(영력제)의 모후인 왕 씨가 1650년 바티칸에 “구해 달라”며 보낸 서신 등이다. 장대한 길이의 십자군 전쟁 당시 성당 기사단 관련 문서들과 교황청과 대립 관계였던 이슬람 지역 수장들의 외교 문서도 다수 포함됐다.

바티칸 교황청의 비밀 서고 개방에 전 세계 역사학자들이 흥분하고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공개 행사

또한 19세기 북아메리카 인디언 오지브와족 추장이 교황 레오 13세에게 보낸 편지로, 자작나무 껍데기로 만든 이 편지에서 추장은 교황을 ‘예수의 임무를 수행하는 기도자들의 대제사장’이라고 지칭했다. 이와 함께 1789년 프랑스 혁명 직후 수감된 마리 앙투아네트 여왕이 “나와 비탄을 함께하는 이들의 감정만이 지금의 슬픈 처지에서 내가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위안입니다”라고 적은 편지도 공개됐다.

한편 이번 전시회가 바티칸이 수장하고 있는 모든 비밀을 공개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1810년 나폴레옹이 로마를 점령했을 때 프랑스로 가져갔다가 교황청에 돌려주지 않은 일부 문서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빠졌다. 학자들의 관심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등 파시즘 세력과 교황청 간 관계를 나타낼 문서들이 대부분 누락됐다는 데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을 방조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교황 비오 12세 시절의 기록이 공개에서 빠진 점이 지적된다. 교황청 측은 그동안 “비오 12세가 비밀리에 유대인 학살을 막아 왔다”고 주장해 왔다.

비오 12세 시절의 기록은 200만 개의 파일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공개되는 데 1~2년은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교황청 측은 “교황은 기록을 공개하는 것이 논란을 잠재우고 교회에 득이 된다고 본다”며 기본적으로 현대 비밀문서 공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동욱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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