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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붕어졸임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4.25일 14:25
  (대경) 황혼호

  나는 물고기 먹기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똑 마치 고양이가 물고기를 만난것처럼. 그래서 매번 시장에 가면 먼저 물고기를 파는데 가서 붕어를 고르는데 크지도 작지도 않은것을 한주머니 골라 산다. 사온 물고기를 먼저 랭수에 불궈놓아 배속의 쓰레기를 토하게 한후 손질해서 붕어졸임을 만든다. 내가 물고기를 먹는 모습은 마치 며칠 굶은 사람같아 매번 안해의 비웃음을 사지만 한평생 그 모습이라 어쩔수 없다.

  나는 동년을 산과 강을 낀 시골에서 보냈다. 당시 강이며 물도랑에는 붕어며 미꾸라지가 대단히 많았다. 20세기 60년대 전국 인민이 굶주림에 허덕일 때 우리 고향에선 그 물고기가 사람을 살려주었다.이른 봄부터 우리는 강에서 쉽게 물고기를 잡을수 있었는데 그것으로 생선국을 끓여 그속에 야채를 넣고 끓여 주린배를 달랠수 있었다.그래서인지 칠십이 가가운 오늘에도 물고기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나는 물고기중에서 붕어를 각별히 좋아한다. 지금 시장에서 파는 크고도 살찐 잉어는모두 인공양식으로 기른것으로 기름기가 많고 맛이 없다. 유독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못하는 작은 붕어야말로 본지 강에서 자란 야생어인데 그맛은 순수하고 신선하다. 이런 붕어를 제대로 고르려면 탁월한 식견을 갖추어야 한다.

  산 붕어를 찬물에 한시간쯤 담궈 해감을 토하게 한 다음 비늘을 긁고 밸을 딴다. 냄비에 무우를 깔고 붕어를 가지런히 넣은 다음 고추가루를 약간 뿌리고 그우에 다시 붕어를 놓고 또 고추가루를 뿌린다.이렇게하면 붕어살이 서로 붙지 않는다. 다음 물에 간장과 사탕가루를 섞어서 붕어가 잠길정도로 붓고 졸인다. 처음에는 센 불에서 부글부글 끓여 국물이 붕어우까지 올라오면서 간이 붕어에 푹 배게 한다. 이때 식초를 두고 약한 불에서 천천히 졸인다. 내가 만든 졸임은 식초와 사탕가루를 넣었기에 뼈까지 잘 무를뿐만 아니라 물고기의 살이 단단하게 되고 색갈도 아주 곱게 된다.

  솥에서 붕어졸임이 보글보글 끓으면서 나는 향기가 나의 오장륙부에 스며들면 식충을뛰놀아 군침이 꼴까꼴깍 곤두박질하는 기분이다. 나는 마지막 군침을 넘기며 "다 됐어,빨리들 먹자”하고는 제꺽 뜨겁고 향기로운 물고기를 입에 넣는다. 그렇게 식충을 대충 진정시키고서 다시 밥상에 마주앉아서도 여전히 호시탐탐 물고기를 노려본다. 나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에 마누라와 애들이 "몇십년 붕어를 못 잡숴봤어요", "아버진 마치 고양이가 물고기를 만난 겪이십니다"며 놀려준다. 그러든말든 나는 모든 미각을 동원여 붕어졸임 '토벌'에 참가한다. 이 '토벌'에서 생활속의 모든 고통, 번뇌와 피로가 깨끗이 사라진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붕어졸임이다. 나는 제멋에 좋아 머리를 들고 술 한잔, 머리를 숙여 붕어 하나씩 먹어대는데, 그노르라면 어느새 가경에 빠진다. 마누라와 아들이 수저를 놓고 자리를 뜬 후에도 그릇에는 붕어졸임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그렇지! 나머지 붕어졸임은 다 내몪이다! 술에 물고기,물고기에 술, 술술 잘도 넘어간다. 술이 입안에 들어가면 마치 시내물이 졸졸 흐르듯이 물고기가 혀끝에서 녹아난다. 그러면 나는 마치 격류가 급히 솟구치듯 흡족해 머리를 흔들며 코노래까지 불러주는데 신선도 그저 이렇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번은 내가 붕어졸임을 먹고 있는데 두 친구가 놀러왔다. 그들은 내가 한상 먹은 물고기를 보고 "네가 혼자 이 좋은걸 다 먹어?"하며 큰소리로 나무라는것이였다. 그제야 얼끈한 선경에서 깨여난 내가 "내가 끓인 붕어야, 같이 먹자!"고 했다. 친구는 "뼈만 남았는데 뭘 먹어?"고 한다. 꿈에서 깨여난듯 나는 급히 친구들에게 담배와 차를 권하고는 또 마지막 남은 물고기까지 홀딱 내 입안에 주어 넣었다

  여기까지 쓰고나니 붕어졸임의 구수한 맛이 원고지에서 풍겨나오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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