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문화/생활 > 문학/도서
  • 작게
  • 원본
  • 크게

.수필. 스마트홀릭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4.25일 14:28
 할빈 진소미

최근 몇년사이에 우리들의 고유의 삶의 패턴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획기적인 트랜드가 있다면 단연 스마트폰의 등장이라고 볼수가 있다. 어린 시절 우리들이 우체국에서 편지를 고이 접어 넣고 봉투에 정성들여 수신인의 이름을 적어보내던 추억들, 이메일로 펜팔을 사귀고 서로간에 정을 돈독히 하며 우정을 키우던 시절, 그리고 기존의 핸드폰료금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핸드폰커플료금제로 절약을 해가며 사랑을 키워가던 애틋한 일상들이 력사의 뒤안길로 퇴색되였다.

  대신 서로 위챗이나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전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을수 있고 영상통화거나 혹은 더 간편한 련락방법의 출현으로 통신이 더욱 빨라지고 간편하고 쉬워졌다.

  스마트폰 사용자인 나더러 스마트폰의 우점을 세가지 꼽아보라면 리셋기능, 빠른 수신기능, 스마트함이다. 여기저기에서 '스마트폰 의존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거나 미처 자신이 그런 증상이 있는 사람인줄조차도 모르는 이들이 아주 많다. 날따라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은 우리들에게 간편함을 안겨준 대신 우리 고유의 감성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의 갱신속도는 놀라웠고 거의 반년에 한번씩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기존의 삶의 패턴을 한번씩 뒤바꿔놓았다.

  나는 가끔은 하루종일 스마트폰이 없다면 과연 이 사회에 얼마나 큰 사회적공황을 가져올가 하는 가상을 해보다가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것이란 생각에 멈칫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보면서 외계인의 생활방식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무엇을 부러워한걸가? 시공간을 지배하는 초능력때문인가? 아니면 지적인 분위기와 막대한 재부일가? 모두 아니였다. 내가 김수현에게 부러운것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인간들의 모든 아킬레스건을 예견자의 시각으로서 바라볼수 있다는 현명함이요, 속세에서 살면서 결코 자신의 마음가짐에 흐트러짐이 없이 여유로움을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음이다. 또한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생전 안쓰던 스마트폰을 사서 SNS로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을 보면서 스마트폰은 외계인도 사랑을 꿈꾸게 하는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사랑하고 너무 쉽게 사람을 믿어버리고 그리고 그토록 쉽게 믿었던 누군가를 배신한다. 사람이 살면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또 누군가와 리별하는 일이 그토록 평범한 일임에도 말이다. 가끔은 사람도 스마트폰처럼 리셋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버릴건 과감히 버리고 잊어버릴건 잊어버리고 그렇게 살아야 즐거운 인생이 아닐가? 언제까지 마음속에 항상 기억의 파편들로 자신을 아프게 찔러가면서 살아갈수는 없는것이다.

  일요일 아침 일어나 커튼을 열어 밖을 바라보니 길가의 가로수들이 밤새에 하얀 설탕을 뿌려놓은듯 너무나 예뻤다. 너무나 상큼한 마음으로 밖에 나가 거닐며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은빛축제에 저도 모르게 감흥이 생겨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셀카를 찍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사진을 찍어서 위챗모멘트에 올리기만 하면 친구들이 손쉽게 내가 지금 보고있는 아름다운 경관과 나의 들뜬 마음까지 바로 공유할수 있다. 이 점이 바로 빠르고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할수 있는 스마트폰의 장점중의 하나이다.

  얼마전 고향인 연변에 갔다가 간만에 연변 설맞이 프로그램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하여 망가진 명절분위기를 반영하는 소품을 본적 있다. 설이 되여서 집에 갔었는데 심심찮게 울 사촌들 저마다 스마트폰 하나씩 쥐고 게임을 하지 않으면 셀카를 찍고 모멘트를 올리기에 열중하는것이였다. 하긴 요즘처럼 스마트한 세상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줄 모르면 아웃사이더가 되니 말이다. 우리집 친척들이 모여서 설명절을 쇠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았다. 저저마다 위챗에 올라온 친구들의 모멘트에 답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무엇을 해도 저마다 위챗에 셀카를 찍어서 올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얼마전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시던 외할머니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난 외할아버지는 몹시도 외로운 기색이 력력한데 우리 손자손녀들은 정작 누구도 말동무가 되여주지 못하였다. 외할머니생각을 하면서 저도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지고 함께 했던 아름다운 동년시절의 추억을 가슴속에 오래오래 남겨두고 싶었었는데… 아직도 우리가 문을 떼고 들어선 순간 그동안의 외로움에 눈물을 글썽이며 쓸쓸함을 내비치던 세월의 풍상고초로 주름진 할아버지의 슬픈 표정이 눈에 선하다. 설명절이라야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스마트폰같은 존재로 메마른 인사말이나 주고받았을지도 그렇게 허영부영 보내버렸을지도 모른다. 정작 우리가 곁에서 보살펴주고 보듬어주고 어루쓸어주고 즐거움을 함께 나눠야할 가족들과의 소중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들은 무시된채 말이다.

  세계적으로 우리 중국국민들의 인당독서량은 독일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국민에 비하면 보잘것없이 적다. 게다가 요즘같은 디지털홍수의 세례하에 우리가 정작 잃어가고 있는건 어쩌면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가꾸고 지켜가야 할 령혼의 터전이 아닌가싶다. 나의 일상 또한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저녁에 잠자리에 들어 잠들 때까지 스마트폰과 항상 함께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저런 뉴스를 봐도 음악을 들어도 항상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다. 가끔은 거부할수 없는 스마트홀릭에 빠져드는 자신이 놀라울뿐이다.

  세상은 지금 거대한 스마트홀릭에 빠져들고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지금 어떠한 거대한 디지털홍수에 떠밀려가고 있는지 사태파악이 안되는 이들이 대부분일것이다. 우리들은 보다 간편하고 편리한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반면 내면으로부터 갈고 닦아야만 빛이 나는 인성수양을 홀시하고 있는건 아닌가싶다. 스마트폰을 하루종일 손에서 놓을새 없는 스마트족이라면 스마트폰의 편리함과 신속함과 함께 스마트한 감성도 함께 배워가야 하는게 맞지 않을가?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트로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최근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의 소속사 대표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매니저에 김호중을 대신해 경찰에 출석하라고 지시한 이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공기주입식 놀이기구와 관련돼! 7월부터 강제 실시!

공기주입식 놀이기구와 관련돼! 7월부터 강제 실시!

일전에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국가표준위원회)은 강제성 국가표준인 '공기주입식 놀이기구 안전규범'을 발표했다. 이 표준은 2024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에어캐슬, 에어미끄럼틀 등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놀이기구다. 최근 몇년동안 이러한 류형의 시설의 전

‘모멘트'를 확대하여 새로운 협력 추진

‘모멘트'를 확대하여 새로운 협력 추진

- 길림일보사와 한국강원일보사, 전략적 협력 협정 체결 5월17일, 길림일보사와 한국 강원일보사는 한국 강원도에서 친선관계 체결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을 체결, 쌍방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올해는 길림성과 한국 강원도가 우호적인 성도(省道)관계를 수

'동계아시안게임과 동행·생명 보호' 대회 자원봉사자 훈련 시작

'동계아시안게임과 동행·생명 보호' 대회 자원봉사자 훈련 시작

할빈 2025년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은 북경 동계올림픽에 이어 중국이 개최하는 또 다른 중대한 국제 종합성 빙설대회로 할빈시적십자회는 동계아시안게임 보장에 참가하는 14개 대학의 6600명 자원봉사자에 대한 긴급 구조 훈련 임무를 수행했다. 5월 12일 첫번째 동계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