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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한달, 우리에게 조국이란 무엇인가?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5.12일 23:15
5월의 이방의 봄날씨가 오락가락합니다. 비가 오다가 갰다가 다시 비가 옵니다. 어제도 아마 하루 종일 비가 온 듯합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집에 들어와서 휴식을 하는데 TV에서 영화를 한 편 방영해 주더군요. 영화 제목은 그 전에 두어 번 본 적이 있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였습니다. 웬만큼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아마 이 영화를 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내용을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다 아실 겁니다. 굳이 요약하자면 대충 이런 내용일 겁니다. 4형제가 모두 전쟁에 참여했는데 이미 3형제가 죽고 마지막으로 막내 한 명만 살아있는 겁니다. 이에 미 육군 참모총장은 반드시 막내인 라이언 일병을 찾아내서 집으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합니다.

명령을 받은 밀러 대위는 7명의 부대원을 이끌고 라이언 일병을 찾아 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수색대원 중 2명이 죽어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라이언 일병을 찾았지만 그는 도저히 전우들을 이대로 두고 자기 혼자서는 집으로 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하는 수 없이 그 곳에 있던 전우들과 함께 독일군에 맞서 싸우다가 밀러 대위를 비롯한 다른 수색대원들 모두가 전사합니다. 저는 중국말로 나오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과연 국가가 개인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 '해외에 나와 있는 교민들에게 조국은 과연 무엇인가?'도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새삼스럽게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마도 요즘 세월호 참사가 준 심리적인 영향도 있었을 겁니다. 아직도 제 마음 한편에는 뭔가 가시지 않는 불편함과 우울함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게 잘 가셔지질 않습니다. 아무리 일이 바쁘고, 객지에서 다른 일에 정신을 판다고 해도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다시 우울해지곤 합니다. 아침에 경쾌한 음악을 틀어 놓고 기분을 전환하려 해도 잘 되질 않습니다. 물론, 이런 심리적인 불안함은 직원들에게도 영향이 갑니다. 어느덧 짜증스럽게 이야기하는 제 모습이 되는 겁니다. 손님과 직원들의 태도가 조금만 안 좋아도 곧장 화가 납니다. 이래서 두세 번 보았던 영화를 다시 봤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기분 전환이라도 되지는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었을 겁니다.

결론적으로, 기분 전환이 안 되더군요. 전환이 아니라 오히려 깊은 상념으로 저를 몰아가는 겁니다. 조국이 제게 과연 어떤 존재인가를 그래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국가가 과연 국민에게 어떤 것인가도 물어봤습니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최소한 지금까지 강대국의 면모를 지닐 수 있었던 요소는 많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요소들의 기본적인 바탕은 국가가 국민에게 어떤 존재이여야 하는지에 기초를 두었을 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떤 국가도 강한 힘을 가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국가의 존재를 믿고 신뢰하지 않는다면 그 국가는 존재 가치도 없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일국의 지도자라면, 전쟁을 책임진 사령관이라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후의 보루처럼 생각해야 할 겁니다.

라이언 일병이라는 한 병사를 구하는 일에는 이런 가치관이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다른 많은 국민의 자식들이 그를 구하기 위해서 죽었던 겁니다. 국가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편에 서서 진정으로 그들을 위할 때 맡은 바 임무를 지닌 개인은 생명을 버리면서도 국가를 위해서 목숨도 버리는 겁니다. 비단 군인만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해외에 나와서 열심히 살고 있는 교민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비록 몸은 고향과 조국을 떠나있지만 조국을 향한 자긍심과 애틋한 사랑을 갖고 살 때 조국의 의미도 있는 겁니다. 남에 나라에서 남의 국민들에게 자기 나라 욕을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자존심 상하고 굴욕적인 사건이 조국에서 터져도 끝까지 조국을 믿어야 하는 겁니다. 우리 교민들이 전쟁고아도 아니고 조국 없는 나라의 디아스포라도 아닙니다.

세월호의 참사가 어느덧 한 달 가까이 시간이 흘러갑니다. 지난날의 그 어떤 사건보다도 세월호 참사는 해외 교민의 한 사람인 제게 좀처럼 아물질 않는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국가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심기일전 해 보려 합니다. 설사 자식이 죽을죄를 지어도 부모는 용서를 한다고 합니다. 남들이 모두 손가락질을 해도, 못나나 잘나나 내 자식인 겁니다. 자식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부모는 자기 탓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더 이상 국가와 조국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 자식들의 세대와 손자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우리의 조국은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재정립되어 국가의 본연의 자세를 찾아주길 바랄 뿐입니다. 그리하여 저 같은 해외 교민이 다시는 더 이상 '조국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저의 사랑하는 조국은 그러리라 믿어 봅니다. (dw67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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