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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 특유의 ‘대학입시 찰떡 붙이기 풍경’ 길상의 상징으로 부상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6.09일 09:26
찰떡 부를 낳는 효자 음식으로

  찰떡 소에게는 둘도 없는 보양식

  찰떡 위병치료에 보조 영양식

  

(흑룡강신문=하얼빈) 윤운걸 길림성 특파원 = 올해 대학입시에도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라고 찰떡을 붙여놓는 진풍경이 연변에서 어김없이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연길시만 보더라도 대학입시 시험장인 연변제1고급중학교 정문 게시판에는 자식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라고,손자손녀 혹은 동생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라고 기원하는 찰떡이 게시판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찰떡 게시판

  연길시 장선생은 “아들 며느리가 모두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번에 손녀가 대학시험을 치기에 찰떡처럼 좋은 대학에 입학하라고 이렇게 찰떡을 붙여 놓았다”고 했다.

  이로보아 연변에서 매년마다 어김없이 줄기차게 흥행하고 있는 대학입시 찰떡 붙이기는 부모들이 자식에 대한 길상의 상징이 틀림없고 더욱이 찰떡을 중문으로 번역한 따고(打糕)를, 중문 원음인 높은 점수라는 따고우펀(打高分)음과도 비슷하게 발음하면 대학입시 찰떡 붙이기 길상에 이채를 더 돋국게 된다.

  연변에서 대학입시 시에 찰떡을 붙이는 현상은 어느 때부더 시작되었는지는 딱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대략 20여년전부터라는 게 정설이다.

  연변제1고급중학교는 그젯날부터 조선족학생 대학입시 주 시험장이었다.초기에 조선족학생 가정들에서 자식의 대학입학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찰떡을 학교 정문옆 담벽에 이리저리 붙혀 놓았단다. 담벽에 찰떡이 이리저리 붙혀지다보니 모양새가 안좋아 학교 당국에서는 전문 게시판을 제작해 정문 옆에 세워 놓았다.그후부터 찰떡은 보기좋게 게시판에 붙혀졌다.

  연변과학기술대학 곽승지 교수는 “한국도 자식이 대학입시 시에 아침에 찰떡을 먹이고 붙이는 풍습이 있고 지어는 친지, 친구의 가정에 대학입시 학생이 있으면 찰떡을 선물로 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찰떡 얘기가 나오니 몇마디 더 한다.

  연변에는 한전농사위주의 지역과 수전농사위주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어 차좁쌀로 친 찰떡과 찹쌀로 친 찰떡 두가지가 있다.

  연변은 현재 찰떡 전문장사로 가정을 운영해 나가고 있는 조선족 가정들이 적지않다.연길시 수상시장은 연길시에서 규모가 큰 시장은 아니지만 요 몇년사이에 이 시장에서 찰떡 장사로 자식을 학교에 보내고 있는 영세민들이 적지않다. 화룡시에서 10여년전에 찰떡 장사차로 연길시에 온 40대 중반의 박여사는 “평소에 매일 평균 100여근의 찰떡을 파는데 명절이나 결혼잔치,아이돌잔치,대학입시 시에는 200-300여근의 찰떡을 쳐서 파는데 이 장사는 가정의 주 소득원이다”라고 했다.

  요즘 찰떡 한근에 6원,100근이면 600원,인건비,식자재비 등을 합쳐 절반을 떼고도 하루에 순 수입이 300원이란다.


박여사에 따르면 찰떡장사는 계절이 따로 없이 일년사계절 내내 가능하기에 힘들지만 수입이 짭짤해 우리민족의 전통음식이 효자노릇을 잘 한다고 마음의 얘기를 했다.



즉석에서 찰떡을 쳐 판매.

  박여사의 찰떡 베는 솜씨 또한 달인이다.칼날이 닿았는지 안 닿았는지 살필 새도 없이 먹기 좋게 찰떡 몇덩어리가 베여져 나오는데 베낸 찰떡 한근은 불과 몇초 사이였고 비닐봉지에 넣어서 근을 달자 많지도,적지도 않게 딱 한근이었다.

  그젯날 찰떡 또한 소에게는 둘도 없는 보양식이었단다. 우리말에 “자식 없어도 살수 있지만 소가 없이는 못산다”는 얘기가 있다.그많큼 그젯날 소는 조선족의 생사와 직결된, 둘도 없는“일꾼”이었다.

  특히 망국의 설음을 안고 이 땅에 와서 황무지를 개간하고 논을 푼 우리민족은 소가 “명줄”이었다.

  훈춘시 춘화진 동흥진에서 태어나 그 지역에서 잔뼈를 굳혀 살아오던 75세의 김춘섭 (현재 연길시에 거주) 노인에 따르면 춘화진은 한전 농사가 위주였는데 광복전부터 봄철에 아무리 기근이 들어도 농사채비로 소한테는 반드시 찰떡을 먹였는데 소한마리에 보통 한말 (40근 가량?)의 차좁쌀로 친 찰떡을 주먹많큼씩 찬물에 적셔 하루 두번씩 사흘에 나누어 먹였다고 한다.특히 소가 지쳐서 일어나지 못할 때 찰떡만 먹이면 그 이튿날 대뜸 기운을 차렸다고 했다.

  고향이 흑룡강성인 연변대학 최문식 교수는 “흑룡강은 대부분 수전 농사여서 논갈이철에는 어김없이 찰떡을 찬물에 묻혀 소에게 먹였다”고 했다.

  이렇듯 밭갈이 (논갈이) 철에 소한테 조그마한 찰떡을 먹여도 맥을 춘다고 년세 계시는 분들은 말하고 있다.

  이로보아 차좁쌀로 친 찰떡이든 찹쌀로 친 찰떡이든 소한테는 둘도 없는 보양식이 틀림없다.

  한편 찰떡은 또 위병치료에도 그 효능이 뛰여나다고 89세의 연길시 신씨할머니도 얘기했다.신할머니에 따르면 그젯날 60년대에 조카가 위궤양으로 앓았는데 당시는 약도 변변치 않은터라 조선에서 생활할 때 들은 얘기 즉 찰떡으로 위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른바 “밀방”으로 조카에게 석달동안 찰떡을 팥고물이나 콩고물에 묻히지 않고 냉수에 적셔 꾸준히 먹였더니 병이 오간데 없이 나았다고 했다.아마 찰떡이 점성이 많아 위벽을 보호하여 위벽의 상처가 아물었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할머니는 유식하게 설명했다.

  현재 연변을 두루 살펴보면 아이돌잔치는 물론 결혼식 등 행사에는 찰떡이 어김없이 주 음식으로 식탁에 오르고 있다.더욱이는 연변의 한족들도 찰떡을 잘 먹고 있어 찰떡을 많이 사간다고 시장의 찰떡 경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

  한족들과의 정분을 나누는데는 찰떡 또한 한몫을 했다.지금은 설명절이 와도 조선족 가정들에서는 찰떡을 손수 쳐서 안 먹지만 그젯날 즉 60년대의 농촌들에서는 설명절이 오면 어김없이 찰떡 치는 소리가 여기저기 집집마다 들려왔다.그러면 조선족 집들에서는 명절인사로 찰떡 한사발을 이웃 한족집에 보낸다.한족집은 답례로 물만두를 보낸다.이렇듯 그젯날 찰떡은 한족들과 우애를 나누는데도 큰 몫을 했다고 연변의 현지인들은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오늘날 연변의 현지 한족들도 찰떡을 비롯한 된장국,김치 등 조선민족의 전통음식을 즐기는데는 “음식은 나누어 먹어야 한다”는 백의민족의 미풍량속과도 무관하지 않다.

  대학입시 찰떡 붙이기에 문제점도 있다. “조선족이 대학입시 시에 찰떡을 붙이는 것은 좋지만 이미 붙혀놓은 찰떡을 그저 쓰레기로 처분하면 굉장한 낭비이므로 그 어떤 조치가 절실하다”고 일각에서는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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