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문화/생활 > 문학/도서
  • 작게
  • 원본
  • 크게

그리운 교정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06.25일 10:48
지난 토요일, 다니고있는 직장 축구팀이 화룡시 팔가자진정부 축구팀 동호회와 친선경기를 치른다기에 응원차 팔가자진소학교를 찾았다. 3층짜리 아담한 학교건물이다.

터덜터덜 학교주위를 돌아볼라니 뜬끔없이 얼마전에 소학교시절 단짝친구와 함께 들렸던 고향마을(안도 룡산촌) 시골학교가 생각난다.

20여년전까지만 해도 울퉁불퉁 소달구지가 다닐 정도였던 “꼬불꼬불 학교가는 길”은 어느사이 2차선 포장도로로 변해있었고 학교는 세멘트제조공장으로 바뀌였다. 너무도 변해버린 환경때문에 유년시절의 무채색 기억이 한사코 희미하게 움츠러들었다.

내게는 유년시절 등하교길의 추억이 찐득하게 살아있다. 등교할 때는 행여 지각을 할세라 달음박질을 쳐 30분도 안 걸렸지만 수업이 끝나 집에 돌아갈 때는 둬서너 시간도 더 걸리군 했다. 봄에는 산비탈에 핀 진달래꽃을 따먹거나 찔레를 꺾어먹고 여름이면 시내물을 움켜 마셔 배를 채운 다음 물장난을 친다. 가을이면 길가에 널부러진 락엽을 줏느라 시간가는줄 몰랐고 겨울이면 얼어붙은 논바닥에서 썰매를 타고 놀았다.

학교에 오가는 길에 뱀이며 땅벌을 건드려 오금이 저리도록 도망치기도 하면서 자연과 어울렸다. 매연가스로 가득 찬 도시에서 뻐스에 실려 학교공부에, 지어 학원까지 오가는 요즘 아이들을 생각하면 먹먹해진다.

이곳 팔가자 시골학교에 오니 유년의 기억들이 한꺼번에 쏴 하고 몰려온다. 운동대회때마다 상을 타지 못해 눈물을 찔찔 짰던 기억, 어느 봄날 선생님이 당직실앞에서 해볕을 쪼이고 앉아서 이를 잡던 모습도 눈앞에 어른거린다. 전교생이 줄을 서서 30분 거리에 있는 마을위생소까지 가서 회충약을 먹고 왔던 일도 생각난다.

요즘 시골에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진지는 이미 오래되였다. 아침이면 책가방을 메고 학교가는 꼬맹이들로 마을이 시끌벅적한 정경이 새삼 그립다. 그런 날이 올수 있을가? 시골에 젊은이들이 줄고 해마다 페교가 늘어나고있는 현실에서 그런 정경은 이루어질수 없는 꿈에 지나지 않는것일가?

누구든 한번쯤 유년의 교정을 거닐어보기 바란다. 뒤돌아보며 사는 여유를 즐길 때 인생은 보다 풍요로와진다.


연변일보 6월 24일자





.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트로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최근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의 소속사 대표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매니저에 김호중을 대신해 경찰에 출석하라고 지시한 이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동계아시안게임과 동행·생명 보호' 대회 자원봉사자 훈련 시작

'동계아시안게임과 동행·생명 보호' 대회 자원봉사자 훈련 시작

할빈 2025년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은 북경 동계올림픽에 이어 중국이 개최하는 또 다른 중대한 국제 종합성 빙설대회로 할빈시적십자회는 동계아시안게임 보장에 참가하는 14개 대학의 6600명 자원봉사자에 대한 긴급 구조 훈련 임무를 수행했다. 5월 12일 첫번째 동계

특색농산물 '대외진출' 추진! 룡강 농산물 광동에 모습을 드러내

특색농산물 '대외진출' 추진! 룡강 농산물 광동에 모습을 드러내

5월 15일, 2024 빈곤퇴치지역 농부산물 생산판매련결행사가 광동성 혜주시 광동-향항-오문 경제권 록색농산물생산공급기지에서 개막되였다. 행사는 '832 플랫폼의 생산과 판매 련결 역할을 발휘하여 향촌의 전면적인 진흥을 추진하는데 조력하자'라는 주제로 중서부 22

총 가치 1800억원 초과! 룡강의 이런 '금자 간판' '톱3갑' 에 입선

총 가치 1800억원 초과! 룡강의 이런 '금자 간판' '톱3갑' 에 입선

흑룡강성 농업농촌청에 따르면 5월 11일에 발표된 '2024 중국 브랜드 가치 평가 정보'에 흑룡강성의 오상입쌀, 가목사입쌀, 동녕목이버섯, 경안입쌀, 방정입쌀, 통하입쌀, 연수입쌀, 93콩, 해륜콩, 태래입쌀, 수화 신선옥수수 등 11개 지리표시 브랜드가 입선되였고 목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