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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우리 술 이야기]어떤 술이 우리 술일까?

[기타] | 발행시간: 2014.07.01일 13:51

한국에서 ‘우리 술’이란 말은 조금 모호하다. 우리 농산물로 국내에서 만들어졌으면 우리 술일까? 국내산 포도로 만든 포도주를 우리 술이라고 부르기는 좀 뭐하다. 수입 농산물로 만든 국내산 맥주나 위스키는 더더욱 우리 술이라 부르기 어려울 듯하다. 그러면 우리가 자주 마시는 소주와 막걸리는 우리 술일까?

한국에서 팔리는 소주와 막걸리는 거의 대부분이 수입 농산물로 만들어진다. 여기에다 소주는 에틸알콜에 물과 감미료 등의 첨가제를 섞어 만들고 있어 세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술 만드는 법과는 거리가 멀다. 시판되는 막걸리는 거의 대부분 일본식 양조법을 사용하고 아스파탐 등의 감미료를 섞는다. 이런 소주와 막걸리를 우리 술이라고 부르기는 여러 면에서 꺼림직하다.

그러면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전통주는 어떠한가? 전통주는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전통주라는 이름만 가졌지 수입 농산물을 주로 사용하거나 일본식 양조법을 사용하는 것들이다.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주와 민속주 중에서도 이런 것들이 꽤 있다고 한다. 이런 부류는 사이비 전통주로, 우리 술로 볼 수 없다.

다음은 문헌으로 남아 있거나 전승되어 온 과거 주조방법을 어렵게 복원하여 만드는 전통주이다. 이렇게 잘 복원된 전통주도 우리 술로 보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다. 조선시대 주조방법으로 복원된 술이 현재의 입맛과 음식에 잘 어울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전통주이지 생활 속 가까이 있는 우리 술은 아닌 셈이다.

일제 침탈 이후 가양주(家釀酒) 문화 등이 끊어져 우리 술은 음식과 생활 변화에 따라 같이 변화·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 버렸다. 일제 침탈 이후 현재까지 100여 년의 기간은 한국이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시기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몇십 달러에서 2만4000달러로 증가하고, 세계의 수많은 나라 사람이 한국에 오고, 또한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세계 여러 곳으로 나가봤다. 세계 여러 나라의 문물이 자연스럽게 들어와 섞여 지금 우리 생활은 100년 전과는 너무나 다르다. 전통 주조방식의 복원만으로는 그간 달라진 음식 문화와 기호 등에 맞출 수 없다.

우리 술은 전통주의 기본 주조 원칙을 잘 지켜 만들어져야 하고 지금의 음식 등과도 잘 어울려야 한다. 또한 가능하다면 제조방식 등이 친환경적이어서 경제 환경 변화에도 맞아야 한다. 이런 술이 일상적인 식사 자리에서 많이 마셔지고, 격식 있는 여러 행사에서 자주 사용되면 우리 술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 술은 현재 새로이 생겨나고 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술이 많은 사람으로 부터 사랑받는 우리 술이 될까 궁금하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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