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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필 무렵… 탱글탱글 물오른 ‘우윳빛 단백질’

[기타] | 발행시간: 2012.03.28일 14:21

경남 하동군 섬진강변에는 지금 벚꽃이 한창이다. 그런데 이맘때면 섬진강 물속에도 벚꽃이 핀다.

‘섬진강 벚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탱글탱글 차 오른 벚굴이 먹잇감을 찾기 위해 벚나무에 벚꽃이 핀 것처럼 새하얀 입을 좍 벌리고 있다.

벚굴이란 이름은 섬진강에 벚꽃이 필 때 제철을 맞는다고 해 붙여졌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강에서 자란다고 해서 ‘강굴’로도 불린다.

벚굴이 나오기 시작하면 섬진강 줄기 따라 들어선 식당마다 ‘벚굴요리’ 현수막을 곳곳에 걸어놓고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경남 하동군 고전면 전도리 섬진강 하동포구. 보슬비가 내리는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 한 잠수부가 물속에서 채취한 벚굴을 한 망태기 들고 배 위로 올라왔다.

23년 잠수 경력의 김기관(49)씨다. 그는 망태기의 벚굴 중 30㎝가 넘어 보이는 큼지막한 것을 골라 칼로 속살을 베어내 건넸다. 약간 짠맛이 났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 안에 가득 찬다.

김씨는 “한차례 잠수하면 1시간 30분씩 하루 6~7시간씩 벚굴을 채취한다”며 “수심 3~4m 강바닥 바위에 달라붙어 있는 것을 일일이 떼어낸다”고 말했다.

벚굴 채취는 3인 1조로 이뤄진다. 직접 벚굴을 채취하는 잠수부 외에 배 위에서 산소를 공급하는 ‘웃장’, 그리고 채취한 벚굴을 정리하는 작업자가 1개 조다. 김씨는 “물속에서 벚굴을 보면 하얗게 입을 벌린 모양이 볼만하다”고 말했다.

김씨가 작업 후 배 위로 올라오자 한 아주머니가 선착장에서 손을 좌우로 흔들었다. 채취한 벚굴을 달라는 표시다. 이 아주머니는 김씨의 식당에서 일한다. 아주머니는 2개의 망태기에 담긴 벚굴을 건네받아 인근 김씨가 운영하는 강굴식당으로 가져갔다.

뒤따라 식당 안에 들어가자 구수한 냄새가 진동한다. 벚굴구이 냄새다. 대전에서 왔다는 50대 부부는 “매년 이맘때 벚굴구이를 맛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데 벌써 5년째”라며 “공휴일에 왔다가 문전성시를 이루는 손님들로 제대로 먹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일부러 금요일날 시간을 내서 찾았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군 고전면 전도리 하동포구에서 한 잠수부가 채취한 섬진강 벚굴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김씨의 아내 배미영(44)씨는 “갓 구워낸 벚굴구이는 담백하고 쫄깃해 봄철 식욕이 떨어진 손님들의 입맛을 돋우기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벚굴은 어디에 좋아요”라고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대뜸 “남자한테 와따지”라며 “강속에 사는 비아그라라고 할 정도로 남자의 스태미나에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어서 벚굴은 각종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하고 바다의 굴보다 영양가가 3~4배 높다는 등 효능에 대한 언급이 끝없이 이어진다.

하동포구의 벚굴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에서 서식하고 있다. 특히 이 일대는 먹잇감이 풍부해 벚굴이 자라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섬진강 하구는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바닷물이 밀려왔다 빠져 나가기를 반복해 벚굴에도 단맛과 짠맛이 섞여 있다.

염분 농도는 10~25% 정도로 일부러 간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짜다. 바다에서 채취한 굴에 비해 비린 맛이 덜한 것도 특징. 보통 2~5년 정도된 것을 채취하며 크기가 20~40㎝나 돼 일반 굴의 5~10배가 넘는다고 한다.

섬진강 하구에서는 2월 하순에서 4월 말까지 하루 400~500㎏ 정도 채취한다. 하동포구 인근 식당에서는 벚굴을 생굴 횟감으로는 물론 무침, 구이, 죽, 전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채취량과 조리법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10㎏ 기준으로 3만~5만원에 팔고 있다.

하동 = 글·사진 박천학기자 kobbla@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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