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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Guru] 중국·유럽이 함께세운 경영대학원 `CEIBS` 존 켈치 학장

[기타] | 발행시간: 2012.03.30일 12:35

중국이 세계 경제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지 수년이 지났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의 재정위기 와중에도 아시아의 부상은 계속됐고, 그 중심엔 여전히 중국이 있다. 정치적 이념 차이를 뒤로하고 서양 기업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중국과 관계를 맺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관시`를 비롯해 중국만의 특색 있는 문화는 서양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권 나라의 기업들에도 넘기 힘든 벽이다. 중국을 배우기 위해 무작정 중국 학교를 찾아간 학생 및 기업인들은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생긴 대학원이 바로 유럽연합과 중국이 함께 세운 경영대학원 CEIBS(China Europe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다. 매경 MBA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새로운 경영대학원 CEIBS의 존 켈치 학장을 만나봤다. 누구보다도 중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퀠치 학장과 중국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눠봤다.

―중국은 외국인들에게 진입하기 어려운 나라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중국은 진출하기 어려운 나라가 맞다. 하지만 기업들에 진입하기 어려운 것은 비단 중국만은 아니다. 어디든 새로운 곳에는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 법이다.

당연히 현지 기업들은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 것이고 특히 `관시` 문화가 있는 중국에서는 현지 사람들이 비즈니스하기에 편한 것은 사실이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현지 기업 제품에서 외국 제품으로 갈아타게 만들려면 그 기업만의 `독특함`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나는 거주지를 중국으로 옮긴 이후 가장 많이 들어온 말이 바로 중국은 `관시` 때문에 비즈니스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누구라도 사우디아라비아나 러시아에서 새롭게 비즈니스를 하려면 어려울 것이다.

아마 중국보다 더 어려운 상황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관시`를 핑계로 중국이 비즈니스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말하면 시대에 뒤처져 있는 기업이다.

―중국은 점점 글로벌화되고 있다. 말씀하신 `관시`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중국은 누구보다 빠르게 국제화가 되고 있는 나라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 기업인들을 보면 중국 사람과 결혼했거나 중국에 수십 년째 살고 있는 외국인이다. 이것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불평하는 `관시`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랬던 중국의 시장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는 바로 `독특한` 것을 파는 기업은 잘된다는 것이다. 제조업에서 만드는 물건이든 서비스업에서 하는 서비스든 고객에게 판매되는 것이 어떤 `독특함`을 지니고 있는 기업은 중국에서 성공한다.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함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면 `관시`는 전혀 문제가 안된다는 이야기다.

나는 내가 만나는 경영인들에게 항상 말한다. "중국이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지 말고 당신이 중국에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찾아라"고 말이다. 난 사업가들을 만나면 왜 중국에 진출하려 하는가를 물어본다.

대부분이 "중국만큼 큰 시장은 없다. 기업이라면 꼭 진출해야 할 나라가 아닌가"라는 답변이 되돌아온다. 이런 생각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

―그렇다면 중국에 진출하기를 원하거나 이미 진출한 기업들에 조언을 해준다면.

▶ 집중해야 한다. 중국이란 나라를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쥐고 흔든다. 그럼 기업인으로서 당연히 어떻게 해서든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어디라고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미국계 음식료업체의 얘기를 보자. 이 업체는 중국 정부가 필요로 하는 음식물에 대한 지식, 학교 배식, 농작법 등 다양한 음식 관련 정보를 조용히 중국 정부에 전달했다.

음식 관련 조언이 필요할 때마다 전적으로 나서서 도운 것은 물론이고 정책을 만드는 것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이 외국계 기업은 절대로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고객에게 자신들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알린 것이 아니라 모든 공을 중국 정부에 돌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는 그 기업이 유리하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기 시작했다.

규제완화는 물론이고 전반적으로 모든 일에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기 시작하면서 그 기업은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무슨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건 그에 맞는 정부부서가 있을 것이다. 그들을 노려야 한다.

전략적으로 정부가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해서 해결해줌으로써 규제완화 및 새로운 `관시`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집중해서 꾸준히 살펴보길 권장한다.

―중국의 디지털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디지털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이미 인터넷에 노출된 사람들은 여러 개의 인터넷 선과 모바일 인터넷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인구가 한꺼번에 여러 개의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큰 시장이 형성되는지 알 수 있다. 요즘 중국인들은 소셜네트워크에 목숨을 건다.

그들은 매순간 소셜네트워크에 로그온되어 있다. 이렇듯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 시장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믿을 수 없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온라인 구매란 마치 도박과 같은 것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고객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중국 디지털시장의 결제시스템은 드디어 신뢰할 수 있는 체제로 바뀌었다. 결제시스템이 신뢰를 얻자마자 중국의 디지털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커졌다.

디지털시장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 진출 벽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발 빠르게 중국 고객의 니즈를 해소시켜주지 못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갑자기 부자가 된 중국 상류층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물건을 중국 내에서 살 수 없어서 해외 여행을 많이 하지만, 중상류층의 젊은이들은 인터넷을 통한 해외 구매를 많이 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으로 앞으로 이런 양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직접 중국 진출을 하지 않고 중국 고객들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배송문제나 언어문제를 해결한다면 중국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도 중국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항상 소셜네트워크에 로그온되어 있는 젊은이들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으로 중국의 디지털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국과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 어느 나라건 간에 FTA를 하는 것은 찬성이다. 더 많은 무역과 두 나라 간의 관계를 형성시켜줄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FTA로 맺어진 두 나라는 정치적으로 문제가 생기기 어렵다. 경제적인 이득은 물론이고 정치적인 안정성까지 가져올 수 있는 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다.

물론 한 가지 조건은 있다. 세부사항을 결정할 때 양 나라가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결정돼야 할 것이다. 한번 FTA를 맺은 후 이를 번복하는 것은 FTA를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FTA는 물론 자잘한 세부사항들에 목숨 걸 일은 아니다. 서로가 윈윈하기 위해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양보해야 할 점은 양보하고 모든 개연성을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사실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항상 북한이 끼어 있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 알고 있다. 특별히 한국의 경우에는 역사적으로 오래 된 일도 아니고 굉장히 가슴아픈 기억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영국과 아일랜드의 북아일랜드 분쟁을 생각해보자. `피의 일요일 사건`까지 번지면서 수없이 많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었고 서로의 감정 싸움은 끝을 보이지 않았다.

1994년과 1996년까지도 폭탄테러 등으로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남긴 영국과 아일랜드의 관계는 1998년 토니 블레어의 평화협상을 통해 일단락되었다. 인도와 중국의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 인도와 중국 사이에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국경 문제가 있다. 국경이라는 민감한 문제로 인해 서로에게 감정이 좋지 않을 수 있는 두 나라지만 지금 경제적인 협조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 간 대화하는 장을 만드는 것은 물론 비즈니스맨끼리 서로 소통하는 장을 많이 만들고 있다. 중국과 한국도 더 많은 것을 서로에게 제공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문제를 소통을 통해 풀어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CEIBS는 중국 학교가 아니다. 우리는 중국에 위치한 국제적인 경영대학원이다. 현재 한국 하나은행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한국 학생들도 많이 유치하고 있다. 아시아 MBA 1위는 물론이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전 세계 MBA 11위다. 뛰어난 교수진과 중국이라는 위치, 그리고 국제적인 프로그램이 현재 필요한 비즈니스 안목을 높여주리라 확신한다. 중국 진출을 위한 기업들은 물론이고 세계 무대에 당당히 서고 싶은 학생들의 입학을 권한다.

■ He is…

1951년 8월 8일 영국에서 태어난 존 켈치는 정부 행정관, 컨설턴트, 기업 고문 등의 경험이 있는 경영학자다. CEIBS 학장으로 부임하기 전 오랜 기간 하버드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하버드대 상경대에서 마케팅을 주로 가르치며 중국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던 존 켈치는 유럽연합과 중국이 함께 상경대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CEIBS 학장이 되었다. 직접 중국에 거주하면서 중국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황미리 연구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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