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정치 > 한국
  • 작게
  • 원본
  • 크게

[내가 모르는 내 아이] 부모에게 분노하는 요즘 아이들,왜?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11.20일 09:34
한국 조선일보가 현재 한국 초등학생들의 '고충'을 조사해 기사화 했다. 한국 초등학생들이 겪는 '아픔'을 우리 조선족 애들도 현재 마찬가지로 겪고 있는 것이 아닌지? 조선족 부모들도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조글로미디어 편집부

[내가 모르는 내 아이] [1]

어느 초등생의 日記… "온종일 엄마에 이끌려 학원 시험지에 파묻혀"

[부모에게 분노하는 아이들]

-우울증 겪는 연령대 점점 내려가

"집에 오면 숙제때문에 바빠 밤 11시~12시 넘어야 잔다… 학원 바꿔 다니는 게 내 인생"

-휴대폰에 저장된 부모 호칭

80%가 긍정적 어휘지만 일부는 악마·마녀로 묘사


서울의 중견기업에 다니는 박모(52)씨는 최근 고등학생 딸이 보낸 문자 메시지에 충격을 받았다.

사립 명문고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말썽 한 번 부린 적 없는 딸이 'XX'란 욕설 두 글자를 메시지로 보내온 것이다. 박씨는 "'공부 잘하고 착한 내 아이가 왜?' 하는 생각만 들 뿐 이유를 모르겠다"며 당시 받은 충격을 떠올렸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성적 등에 대한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욕심이 자녀로 하여금 우울증이나 부모에 대한 분노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방의 한 교육청이 학교 측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교 5학년 전체 학생들의 일기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모의 욕심대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이리저리 휘둘리는 아이들의 분노와 절망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부모에게 분노하는 아이들

A군의 7월 14일 일기는 A4 용지 2페이지에 '학교→학원→집'을 돌며 종일 공부와 숙제에 시달리는 자신의 '뺑뺑이' 일상을 절망적인 어조로 적어 놓았다. A군은 "나는 오늘도 학원, 숙제에 치여 밤 11시에 잠이 든다. '내 꿈은 뭐지, (엄마가 원하는) 예일대?'"라며 "영어 숙제를 하는 나를 엄마는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마치 내가 자살을 기도하다 살아난 사람인 양. 입시에 지친 학생들이 자살한다. 나라가 바뀐다는 듯한 희망을 가지고서…"라고 적었다.


학원버스 기다리며… - 19일 오후 대전광역시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앞에 늘어선 학원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의 일기장에는 공부에 시달리는 초등학생들의 하소연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신현종 기자


B양의 5월 17일 일기는 온통 '죽음'이란 단어로 가득했다. B양은 "요즘 집에 오면 숙제 때문에 너무 바쁘다. 학원을 안 다니고 집에서 공부하는 나도 정말 힘든데 학원 다니는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라며 "요즘 죽겠다. 이러다 우리 모두 시험지에 파묻혀 죽을 수도 있겠다. 제발 국가성취도평가가 빨리 끝났으면…"이라고 했다.

C군은 4월 13일 일기에서 "(밤) 12시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곳(학원)이 뭐가 좋다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망할 X의 선생님이 '이 학원이 좋다, 저 학원이 좋다'고 말하니까 엄마들은 애 데리고 여기 갔다 저기 갔다 애들을 반쯤 죽여놓는다"며 "온 사방 곳곳 좋다는 학원만 바꿔서 다니는 내 인생, 그게 바로 나다. 학원 때문에 스트레스받아 짜증 난다"고 했다.

D양의 3월 13일 일기는 학원이 싫은 11가지 이유로만 채워졌다. '선생님이 있으니까' '숙제가 많으니까' 등의 이유를 적어 내려간 D양은 "학원은 스트레스를 공급하는 곳이다. 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했다. 그는 '어른들에게'라며 적은 추신에서 "야! 이 못된 어른들아~! 우리는 스트레스 받으면 안 죽는 줄 아니? 우리가 무슨 스트레스 먹는 스펀지냐. 학생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다 스트레스 때문이야!"라고 했다.

◇아빠는 '악마', 엄마는 '마녀'

대구교육청이 최근 초등학생들이 자기 부모에 대해 갖는 이미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조사에선 적지 않은 아이들이 부모를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조사는 4개 초등학교에서 학년별로 1학급씩 표본 추출해 총 472명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부모의 '호칭'이 무엇으로 돼 있는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이 자기 아빠를 '아빠·아버지' 등 중립적 어휘나 '멋진 아빠' '사랑하는 아빠' 같은 긍정적 어휘로 휴대전화에 입력해 놓은 경우는 82.2%, 엄마는 '엄마·어머니'를 포함해 '예쁜 엄마' '사랑하는 엄마' 등 긍정적 어휘가 79.3%였다. 반면 소수이긴 해도 아빠·엄마를 '적대시'하는 호칭도 꽤 있었다. 아빠는 '늑대' '악마' '잠꾸러기 대마왕' '담배사랑' '대왕문어', 엄마는 '나쁜 엄마' '대왕 오징어' '마녀' '악마' '여우' '과외쌤부인' '쇼핑맨' 등으로 불렸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평소 부모의 행태나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양육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부모 때문에 우울증을 앓거나 분노 조절 장애를 겪는 아이들의 연령대가 점점 내려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양미진 상담실장은 "자기 의사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저학년 아이나 유치원생들에게서도 부모의 기대에 맞추지 못한 데서 오는 스트레스로 우울증 증세를 보이거나 적대적 감정을 표출하는 등 '어린이 화병'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毒親(독친·toxic parents: 자녀 인생에 독이 되는 부모)'이 된 부모… 당신은 아닙니까

부모 욕심 때문에 불행한 아이들 "고학력 부모일수록 악영향 많아"


지난 7월 초순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3학년생 민석(가명·18)군이 마포대교에서 한강으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흔한 청소년 자살 사례 중 하나였지만 지인들 사이에선 민석이 부모가 서울의 명문대를 나온 '고학력 엘리트 가정'이란 점에서 충격이 컸다. 민석이는 그날 목숨을 끊기 전 엄마에게 '엄마와는 할 말이 없다'는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

대구의 한 중학교 2학년생 상호(가명·14)의 어머니 B(41)씨는 지난해 학교 상담 교사로부터 상호가 정서 행동 특성 검사 결과 '자살 고위험군(群)'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초등학교 때 우등생이었던 상호의 중학교 첫 학기 성적은 최하위권이었다. 그동안 상호를 위해 한 과목에 수십만원 하는 학원 과외에 돈을 쏟아부었다는 B씨는 아들에게 "너한테 들인 돈이 아깝다"는 등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다. B씨는 그로부터 얼마 뒤 상호가 노트에 '엄마를 죽이고 싶다'라고 쓴 글귀를 발견했다.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내몰리고 있다. 그 결과는 자살·자해, 가출에 존속 살인 같은 극단적 선택까지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등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초·중·고교생이 사흘(2.74일)에 한 명꼴로 자살하고, 자살 원인 1위는 '가정 문제(35%)'로 나타났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조사한 '2014년 한국 행복지수 국제 비교 연구'에서도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행복지수는 74(OECD 회원국 평균 100)였다. 6년째 OECD 소속 국가 중 최하위다.

아이들의 불행과 일탈 배경에는 부모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고학력 부모들이 자기 욕심대로 아이들을 길들이면서 오히려 자녀 인생에 독이 되는 '독친(毒親·toxic parents)'의 늪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는 부모와의 갈등 때문에 사이버 상담을 신청한 건수가 올 한 해만 5600여건에 달했다. 개발원의 양미진 상담실장은 "고학력 부모일수록 자녀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고, 자녀에 대한 분노 표출이 즉각적인 경향이 있다"며 "독친은 아이들에게 '생애 초기 스트레스(early life stress)'를 줌으로써 '청소년 화병(火病)'을 유발하고, 이는 아이들의 성격 형성에도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 "가정에 소속감 못 느껴" OECD 평균 2배

-청소년 행복지수 OECD 꼴찌

"부모와 대화주제 주로 성적"

"엄마와 대화요? 만날 공부 얘기만 하는데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매년 공개하는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이하 행복지수)'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왜 부모와 벽을 쌓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 7월 공개된 올해 행복지수에서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100)을 기준으로 6년째 최하위(74.0)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의 행복지수 모델을 적용해 전국 초·중·고교생 6946명에 대한 설문조사 등을 거쳐 산출됐다.

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자기 삶에 대해 행복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낮을까?

전문가들은 "부모와의 관계가 원만치 않다는 점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우선 우리 청소년은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7.6%로 OECD 국가 평균(85.8%)보다 크게 낮았다.

'가정 등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청소년들은 13%(OECD 평균 6.7%), '외롭다고 느낀다'는 청소년은 18%(OECD 평균 7.4%)로 OECD 평균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초등·중학생이 행복의 조건으로 '화목한 가정'을 꼽은 것도 이런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모님과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저녁식사를 하는 비율'은 59.6%로 OECD 평균(77.9%)에 크게 못 미쳤다.

'부모님과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대화하는 빈도'도 44.2%로 OECD 평균(60.8%)보다 매우 낮았다. 그마저도 '부모와 나누는 대화 내용'은 '학교 및 학원 생활'(29.6%), '공부와 성적'(17.9%) 등 주로 학업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공부와 성적'을 주제로 부모와 대화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나 상황'에 대해서는 '성적에 대한 압박'(23.3%)과 '학습 부담'(20.8%)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공부와 성적을 주제로 부모와 주로 대화하지만 여전히 전체 어린이·청소년의 절반 이상이 공부, 성적으로 인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부모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 방증이란 얘기다.

조선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50%
10대 0%
20대 0%
30대 25%
40대 25%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50%
10대 0%
20대 0%
30대 5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지난해 8월 비연예인과 결혼했던 가수 백아연이 이번에는 임신소식을 전해 많은 축하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백아연은 자신의 SNS를 통해 임신 5개월 차 초음파 사진을 공개했다. 그녀는 "저희 가족에게 선물같은 아기천사가 찾아왔다"며 임신소식을 전했다. 이어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브리트니 스피어스, 남친과 몸싸움 끝에 구급대 출동" 무슨 일?

"브리트니 스피어스, 남친과 몸싸움 끝에 구급대 출동" 무슨 일?

"브리트니 스피어스, 남친과 몸싸움 끝에 구급대 출동"[연합뉴스] 미국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42)가 호텔에서 남자친구와 몸싸움을 벌이다 가벼운 상처를 입어 구급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미 CNN 방송과 연예매체 페이지식스 등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5살때 母 교통사고, 얼굴 몰라" 선예, 안타까운 가정사 고백

"5살때 母 교통사고, 얼굴 몰라" 선예, 안타까운 가정사 고백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에서는 2000년대를 강타한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출연했다. 이날 선예는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하며 할머니의 손에 자랐다고 해

"자식들이 날 돈으로 봐" 전원주, 금 10억원치 있지만 '마음은 공허'

"자식들이 날 돈으로 봐" 전원주, 금 10억원치 있지만 '마음은 공허'

재테크 고수로 알려져 있는 배우 전원주가 "가족들이 나를 돈으로만 보는 것 같아 속상하다"는 고민을 털어놔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억대 자산가 국민 배우 전원주가 방문해 근황을 전했다. 이날 전원주는 오은영 박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