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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있다고 '바람' 없어지나? vs 폐지하면 '가정파괴'

[기타] | 발행시간: 2015.02.25일 06:00

헌법재판소. /뉴스1 © News1

간통죄 위헌결정 하루 앞두고 '갑론을박' 존폐 논란

"간통죄 처벌이 불륜 예방?" 의견 분분…헌법학자들 "다른 법적 제재 필요"

(서울=뉴스1) 사건팀 = 헌법재판소의 간통죄 위헌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민들은 간통죄 존폐와 관련해 다양한 입장을 보였다.

간통제 폐지를 요구하는 시민들은 불륜이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사생활을 법으로 구속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결혼 또한 계약의 일종이기 때문에 이를 위반하는 간통을 저질렀을 시 법적인 처벌이 필요하다는 게 간통제 유지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헌법학자들은 위헌 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간통에 대한 억지력 있는 다른 법적 제재가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어 사회적 파장도 예상된다.

◇ "사생활을 법으로 구속?…시대착오적 발상, 폐지해야"

시대 변화에 따라 젋은층인 20~30대 사이에서 간통죄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간통죄가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를 보장하는 기본적 권리를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회사원 송모(31·미혼)씨는 "간통은 도덕적으로는 잘못된 행동이 맞지만 모든 개인에게는 성적인 자유가 있다"며 "법적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헤어질 사람은 헤어지고 몰래 만날 사람은 만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이보라(27·여·미혼)씨는 "간통을 한 남녀가 잘못을 한 건 확실하지만 간통죄 자체는 자기성적결정권을 침해하는 구시대적인 법이므로 폐지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연애는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 권리라는 직장인 이모(32·여·미혼)씨는 "결혼을 해도 서로가 긴장을 하고 매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바람이 나는 것은 인간의 감정 문제이기 때문에 법으로 컨트롤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형사처벌이 아닌 민사소송을 통한 경제적 보상으로 간통을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혼을 앞둔 라모(31)씨도 "정부가 개인 사생활 문제까지 개입하는 건 행정, 사법적 낭비에 가깝다"며 "혼인에 있어서 폭행이 아닌 간통에만 국한된 문제라면 경제적 보상이 필요한 민사소송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결혼을 앞둔 김모(30)씨는 "국민의 사생활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 "간통죄 처벌은 결혼이란 계약의 연장선 장치…유지해야"

간통죄 유지를 주장하는 시민들은 불륜을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결혼이란 '계약'의 연장선에 있는 장치로 봤다. 회사원 전모(29·미혼)씨는 "결혼도 또 하나의 계약이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취업준비생 이경은(25·여·미혼)씨는 "결혼은 나라에서 정한 일처일부제 규칙"이라며 "결혼 기간 동안 서로가 서로를 유일한 반려로 대한다는 합의가 돼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간통이 죄가 되지 않는다면 나라에서 정한 결혼이라는 룰이 붕괴된다고 생각한다"며 "호적상으로 중혼만 안하면 육체적인 관계는 허용된다는 의미 같아서 간통죄 위헌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박모(30·미혼)씨도 "결혼의 법적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자신만의 사생활로 끝날 것이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 등 여러 사람과 관계된 일인 만큼 구속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간통죄 폐지는 우리나라 문화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처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56)씨는 "간통죄는 우리나라의 문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간통죄 유지를 주장했다.

그는 "안 그래도 점점 성문화가 개방되고 있는데 간통죄 폐지가 합헌이라고 하면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잘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모(36·미혼)씨도 "법이라는게 그 나라 문화와 풍습에 따라 만들어지는데 우리나라 정서상 아직은 간통죄가 성립돼야한다"며 "오히려 남녀 간의 문제 뿐만 아니라 자식과 다른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간통은 죄를 물어 엄격한 처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뉴스1 © News1

◇ "간통죄 처벌이 불륜 예방?"…의견 분분

간통죄가 없어지면 부부생활이 파탄나기에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처벌이 가능한 법으로 간통을 예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조모(31)씨는 "간통죄는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장치일 수 있다"며 "간통죄가 폐지된다면 스와핑도 합법이 될 수 있는 거 아니겠냐"고 걱정했다.

김모(34·여·미혼)씨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도덕의 문제 일 수 있지만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 어떤 죄책감도 없이 불륜이 횡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부 이모(55)씨도 "간통죄가 법으로 있어 그나마 사람들이 도덕적·윤리적으로 양심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간통죄 폐지는 가정파괴에 한몫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원 박모(27·여·미혼)씨는 "점점 외도로 인한 이혼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혼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서라도 간통죄는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간통죄 처벌이 가정을 보호하고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도 제기됐다. 간통죄 처벌이 불륜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부 김모(36·여)씨는 "간통죄가 있다고 해서 바람피는 게 없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도 않다"며 "취지는 공감하지만 법으로 강제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32)씨도 "죄를 벌하는 것으로 간통을 방지하는 것보다 부부 사이에 신뢰를 다지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인 것 같다"며 "간통죄 판단 여부는 아무래도 감정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 법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 헌법학자들, 위헌 가능성에 무게…"다른 법적 제재 필요"

헌법학자들은 간통죄를 저지른 사람이 형법 상 처벌 대상이 되는 현행법이 위헌으로 결정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위헌 결정 시 억지력 있는 다른 법적 제재가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을 우려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는 "간통이나 명예훼손에 대해 민사 상 문제로 해결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그동안 현실에 적용하지 못한 건 미국의 경우 (간통을 저지르면)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포함해 민사상 배상 액수가 굉장히 크게 나와 형법 상 처벌을 하지 않더라도 억지력이 있지만 우리의 경우 이런 부분에 있어 매우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경우 (위헌 결정으로) 형사처벌 없이 민사배상만하게 돼버리고 민사배상 액수도 크지 않으면 마치 '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민사상 손해배상의 억지력이 충분치 못하다는 게 걸림돌"이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헌법학자 A교수도 "혼인의 성풍속도나 일부일처제 등 전해내려 오는 풍속에 비춰 특정인의 사랑에 국가가 형벌로서 개입을 허용해야하는 건 인정한다"면서도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가 없어지면 형벌로 처벌을 못할 뿐이지 다른 민사상 문제나 도덕적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위헌 결정이) 간통 자체에 대한 법적 처벌의 면제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며 "위헌 결정이 나면 형벌이 아닌 다른 법적 제재 등이 구비가 잘 돼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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