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이혜미 기자] ‘삼시세끼’가 처음 시작됐을 때만 해도 이 프로그램의 성공을 장담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출연자도 게스트도 입을 모아 ‘대체 뭐하는 프로그램인가?’라 입을 모았을 정도.
심지어 ‘삼시세끼’가 높은 시청률로 승승장구 할 때도 출연자와 시청자들은 연신 궁금증을 제기했다. 복불복도 이렇다 할 미션도 스토리텔링도 없는 이 프로그램이 대체 왜 재밌느냐는 것이다. 물론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자연스럽게 나왔다. 식사자리가 주는 도란도란한 분위기와 소박한 밥 한 끼에 대한 그리움이 바로 그것으로 ‘삼시세끼’의 의미를 찾는데 성공했다.
이렇듯 전편의 아성이 남다른 만큼 스핀오프라 하나 이 정선 편의 따뜻한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웃음토끼까지 잡아야 하는 어촌 편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차승원 유해진 콤비를 내세운 어촌 편은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설을 뒤집으며 전편을 넘어 순항했다. 그야말로 무공해 버라이어티의 진수를 보여줬다.
의외로 곡절의 시작이었다. 부담을 넘는 악재가 ‘삼시세끼’를 덮쳤다. 출연자 장근석의 탈세논란이 바로 그것으로 이 때문에 ‘삼시세끼’는 편성을 한 주 미루고 대대적인 편집 작업을 거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빛을 발한 것이 바로 나영석PD의 뚝심. 장근석 출연 분을 통째로 들어내면서 ‘삼시세끼’ 첫 방송은 마치 요약본처럼 조금은 어색하게 완성됐으나 진심은 전해졌다. 쓴 소리를 먹고 몸집을 키우는 여느 예능과 달리 논란의 여지를 일소해 청정 버라이어티의 위상을 세웠다.
판이 제대로 짜여 졌으니 출연자들은 자유롭게 누비는 것이 일. 그런데 이 케미가 또 기막혔다. 오랜 동료 차승원과 유해진, 여기에 뒤늦게 합류한 손호준까지, 거부감 없는 가족콘셉트로 ‘삼시세끼’가 가진 매력을 극대화하는데 기여했다. ‘차승원 리턴즈’로 대표되는 1박2일간의 자유와 서스펜스, 피쉬뱅크로 완성된 비자금 일화 등 굵직굵직한 에피소드들이 모두 이 설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물론 단 한 톨의 조미료도 첨가되지 않았다. 개개인의 활약도 빛을 발해 중식과 양식 레퍼토리도 다양했던 차줌마 차승원의 요리 퍼레이드와 입질 한 번 없이 끝난 유해진의 낚시 쇼, 차승원 유해진은 물론 산체와 벌이의 사랑까지 독차지한 손호준까지, 캐릭터의 극치를 보여줬다.
어디 그뿐인가. 동물 캐릭터를 극대화 하는 나영석PD의 능력이 또 한 번 적중했다. 정선 편 밍키를 잇는 2대 동물스타 산체와 벌이가 그 주인공. 특히 어촌 편 시작부터 함께한 산체는 깜찍한 외모와 애교로 세 남자는 물론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중 후반부를 수놓은 손호준과 산체 벌이의 삼각관계는 역시나 작위적이지 않은 전개로 ‘삼시세끼’의 관전 포인트로 그 역할을 해냈다. 여기에 개의 시선에서 만재도를 담아낸 연출은 감동까지 선사했을 정도.
세끼하우스 식구들의 재회를 담아낼 특별 판을 남겨둔 채 세 남자의 만재도 라이프는 막을 내렸다. 그 짧은 항해에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의 바람은 공통된다. “어촌 편 시즌2 갑시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사진 = tvN ‘삼시세끼’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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