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해양수산부

남극 극지연구소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연구팀이 남극 식물에서 냉해를 견딜 수 있도록 해주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이 유전자를 벼에 도입할 경우 냉해에 5배이상 강해지는 특징을 보였다.

해양수산부는 남극 식물인 남극좀새풀(Deschampsia antarctica)에서 저온적응 핵심유전자(DaCBF7) 분리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해당 유전자를 일반 벼에 도입해 내냉성(작물이 냉량한 기후에 견디는 성질) 실험을 진행한 결과 냉해에 5배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내냉성 벼에 관한 연구는 남극극지연구소 이형석 박사팀과 연세대학교 김우택 교수팀이 2011년부터 5년간 '남극 고유생물의 저온적응 기작 규명과 활용가치 발굴' 연구를 통해 이룬 성과로, 전문 학술지인 플랜트 사이언스(Plant Science)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남극좀새풀은 최적 생육온도가 13℃이지만 0℃에서도 30%의 광합성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저온에서의 적응력이 매우 높고, 결빙방지단백질 유전자(세포손상 방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에 착안에 남극좀새풀에서 식물의 냉해 스트레스를 막을 수 있는 유전자원(DaCBF7)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벼에 심각한 냉해를 미칠 수 있는 온도 4°C에서 8일간 배양 후, 일반 벼는 11%만이 살아남았지만 남극좀새풀 유전자를 도입한 벼는 평균 54%, 최고 79%의 생존율을 보였다.

그 동안 겨울철 추위에 강한 밀과 보리의 유전자를 작물에 도입한 시도가 다수 보고됐으나 유전자 도입 이후 생장이 느려지거나 개체가 작아지는 왜소발육증, 꽃이 피는 시기가 늦어지는 등 작물 생산성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유전자를 도입하더라도 벼의 생육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극지연구소 이형석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극지 식물의 유전자원을 활용하여 냉해 피해를 입기 쉬운 농작물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적 가치를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세종=김민우 기자 min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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