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의 '레이디 디올'서 실용적인 '디올리시모'까지 다양한 아이콘
옷을 잘 입거나 스타일이 좋은 연예인과 방송인들에겐 '패션 셀러브리티'란 명칭이 붙곤 한다.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유명인사란 뜻이다. 패션 셀러브리티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패션 스타일을 만들기도 하고, 실제 입거나 든 가방을 유행시켜 트렌드를 이끈다. '누구누구의 가방'이라거나 '누가 신은 구두'라는 입소문의 근원지다.
그 중에서도 가방은 셀러브리티를 따라 하기 가장 손쉬운 아이템이다. 가방 하나를 드는 것만으로 셀러브리티의 스타일을 비슷하게 연출할 수 있어서다. 특히 가방 중에는 반짝 유행하는 것도 있지만 시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는 것도 있다. 잘 고른 가방 하나면 유행에 좌우되지 않는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크리스찬 디올의 가방도 그 중 하나다.
크리스찬 디올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데는 '레이디 디올'의 공이 컸다.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마담 시라크가 1995년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파리 방문을 기념해 선물한 가방이 레이디 디올이다.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여러 공식 행사에 이 가방을 들고 나오며 일본에서는 한때 품귀현상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레이디 디올은 정사각형으로 된 형태에 디올의 알파벳 금속 참(행운의 상징으로 목걸이나 팔찌에 다는 장식)이 매달려 있다. 원래 이름은 '슈슈'였지만 왕세자비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레이디 디올'로 명명됐다. 다이애나 비의 우아함과 품위를 잘 드러내주는 이름이다.
클래식한 품위를 보여줬던 레이디 디올은 해를 거듭하며 새로운 소재와 디테일로 더 스타일리시하게 선보여졌다. 옷 잘 입기로 소문난 할리우드 스타 미샤 바튼이나 사라 제시카 파커, 레이튼 미스터 같은 셀러브리티들에게 사랑 받는 스테디셀러 가방이다.
디올의 대표적인 아이콘 백들
레이디 디올보다 좀 더 편안하고 심플한 감성을 담은 가방은 '디올 그랑빌'이다. 2009년에 나온 가방으로 크리스찬 디올이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프랑스의 그랑빌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됐다. 그랑빌은 프랑스의 바스노르망디 주의 해변가 도시로 프랑스의 3대 카니발 축제로 꼽히는 그랑빌 카니발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디올 그랑빌은 까나주 패턴을 핸드 스티치 타이핑으로 정교하게 제작한 가방이다. 까나주 패턴은 마름모꼴의 체크를 퀼팅 기법으로 처리한 디올의 전통적인 문양을 말한다. 가방은 사각형의 형태지만 레이디 디올보다 좀 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역시 디올의 가방임을 드러내는 로고 참이 장식돼 있다. 스페인 출신 배우 파즈 베가와, 드라마 '가십걸'에서 세레나 역을 맡았던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디올 그랑빌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미스 디올' 역시 크리스찬 디올의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레이디 디올의 뒤를 잇는, 크리스찬 디올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가방이다. 미스 디올 역시 까나주 패턴의 퀼팅 기법으로 장식돼 있다. 다른 가방과 다른점은 체인으로 만든 우아한 어깨끈이다. 디올의 우아함은 살리면서 모던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격식 있는 차림부터 캐주얼 룩까지 다양한 스타일에 활용되고 있다. 영화 '라비앙로즈'에 출연한 배우 마리온 코티아르, 스페인 출신의 여배우 엘레나 아나야, 켈리 러더포드 같은 스타들이 애용하고 있다.
2012년의 신상 잇백, 디올리시모
3월에 새로 선보인 디올리시모 백. 여러 스테디셀러 가방이 있지만, 최근 패션 셀러브리티 사이에서 가장 이슈를 끌고 있는 것은 올해 3월에 출시한 '디올리시모 백'이다. 디올리시모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강조됐다는 점이다. 디올의 가방임을 드러내는 사각형의 형태와 로고 참이 달린 형태는 유지하면서 24시간 들고 다닐 수 있도록 가방 크기를 키우고 내부 수납에도 신경을 썼다. 미스 디올과 레이디 디올이 우아한 여성스러움에 초점이 맞춰줬다면 디올리시모는 실용성이 강조된 '데이웨어 백'이다.
디올리시모는 벌써부터 패션 셀러브리티들의 손에 들리고 있다. 드라마 '가십걸'에 나온 블레어역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모델 올리비아 팔레르모와 여배우 제시카 알바가 디올리시모를 든 모습이 포착됐다.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