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스타) 백초현 기자 = ‘객주’가 개연성 떨어지는 로맨스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22일 밤 10시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극본 이한호 정성희/연출 김종선) 10회에서는 육의전 대행수 신석주(이덕화 분)에게 시집을 가는 조소사(한채아 분) 모습이 그려졌다.
‘객주’ 10회는 조소사와 신석주의 혼사로 채워졌다. 본격적으로 조소사의 안타까운 사연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로맨스도 급물살을 탔다. 초반 조소사는 아버지의 뜻에 반대하며 신석주와 혼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아버지 눈물에 마음이 약해졌고 결국 신석주와 혼인하기로 뜻을 굳혔다.
‘객주’가 개연성 떨어지는 로맨스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News1star/KBS2 ‘장사의 신-객주 2015’ 캡처
조소사의 굳은 결심에도 운명은 잔인했다. 이날 천봉삼(장혁 분)은 친구 선돌(김태우 분)을 구하기 위해 조소사를 보쌈 했다. 보쌈하고 보니 일전에 자신이 구해준 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조소사 역시 생명의 은인과의 예상치 못한 만남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두 사람은 눈물의 재회로 그동안의 오해를 말끔히 풀었다. 뿐만 아니라 함께 밤을 지새우며 정을 나누기까지 했다.
갑자기 시작된 로맨스는 깊이 빠져들 새도 없이 끝났다. 조소사는 천봉삼에게 “아버지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다”라며 자신이 지켜야 할 사람들을 위해 이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봉삼 역시 조소사의 뜻에 반대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는 데 합의했다. 천봉삼은 계획대로 조소사를 두고 그의 아버지와 협상을 벌였고, 친구 선돌을 구하는데 성공했다. 조소사는 아버지와의 약조대로 신석주와 혼인해 집을 떠났다.
두 사람의 하룻밤 로맨스는 ‘객주’ 10회를 쉬어가는 시간으로 바꿔놨다. 급물살을 타고 화려하게 펼쳐질 줄 알았던 로맨스는 어영부영하는 사이 끝이 났다. 하루 만에 모든 것이 정리된 것이다. 그만큼 로맨스의 감흥 또한 없었다. 천봉삼을 유혹하는 조소사의 행동은 시청자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그의 말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직 눈물만으로 천봉삼의 마음을 흔들 뿐이었다.
물론 조소사의 보쌈신은 극 전개상 꼭 필요했던 장면이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법에서는 의문을 더하고 있다. 개연성 떨어지는 이야기는 ‘운명’으로 포장돼 거창하게 꾸며졌다. 앞서 ‘객주’는 개똥이(김민정 분)와 천봉삼의 만남에서도 ‘운명’이라는 장치를 사용한 바 있다.
인물들의 관계는 운명으로 얽혔고 이들의 선택은 운명으로 나뉘었다. 운명에 순응하는 인물들은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고 운명의 이치대로 자연스럽게 몸을 맡겼다. 파란만장 또는 치열할 것이라 기대했던 ‘객주’ 속 이야기는 돈과 권력 앞에서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는 인물들의 모습으로 채워졌고, 점점 본래의 색을 잃어갔다. 이에 극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 과연 ‘객주’가 천봉삼의 성장 과정을 온전히 그려내고 떨어진 극 몰입도를 다시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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