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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축구] CL 결승, 엘 클라시코가 아니어도 괜찮아

[기타] | 발행시간: 2012.04.26일 16:26
[스포탈코리아] 기도 할 때 눈 감고 두 손을 마주잡는 건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어렸을 적 미디어를 통해 봤는지, 교육을 받았던 건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뜨거운 걸 만졌을 때 귀를 잡듯이 기도 자세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이 자세는 간절함의 제스처다. 무언가를 얻고자 할 때, 이루고자 할 때 누군가를 향해 메시지를 보낸다. 그것이 설령 허튼 노력이라 할 지라도 넋을 놓는 것보다 간절히 갈구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2011/2012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도 간절함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현 유럽 축구 양대 산맥인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결승 진출과 우승을 포기할 리가 없다. 다만 첼시와 바이에른 뮌헨이 더 간절했다. 레알,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 2위를 확보해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문을 또 열 수 있지만 첼시는 티켓이 주어지는 4위 확보도 쉽지 않다. 바이에른은 작년에 이어 리그 우승을 또 도르트문트에 내줘 유럽 무대에서 체면치레해야 했다. 결승이 홈구장에서 열리는 점도 죽기살기로 결승 진출에 매달린 배경이다.

한숨 대신 함성으로!

첼시와 바이에른은 홈에서 열린 준결승 1차전에서 각각 바르셀로나와 레알을 1-0, 2-1로 물리쳤다. 그러나 모두가 한숨 쉬는 스페인 원정이 남아 활짝 웃을 수 없었다. 두 팀 모두 준결승 2차전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역전패의 시나리오대로 흘렀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캄누는 서서히 뜨거워졌다. 스페인 무대를 넘어 유럽클럽대항전 결승에서 '엘 클라시코'가 벌어질 가능성은 높아졌다. 레알-바르사 주연의 '신들의 전쟁'이 대박 흥행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실력차+홈 이점을 앞세운 '엘 클라시코'는 정신력+투지를 앞세운 도전자에게 무너졌다. 이들은 악역을 자처하며 결승에 오를 자격을 스스로 쟁취했다.

첼시는 '10백' 전술로 바르사를 틀어막고 역습으로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 추가시간에 두 골을 넣었다. 경기를 2-2(종합전적 3-2)로 끝내며 웃었다. 내용은 처참했다. 주장 존 테리가 전반 중반 어이 없는 파울로 퇴장당하며 남은 50여분을 10명이 싸웠다. '드록신' 디디에 드로그바, '미들라이커' 프랭크 램파드는 철저하게 수비에 전념했다. 흔히 말하는 '하프-코트' 경기였다. 첼시는 포기하지 않았다. 역사에 남는 건 '안티풋볼' 오명이 아닌 결과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리고 꿈을 이뤘다. 첼시 선수들은 깊은 한숨을 쉬며 멍하니 서있는 바르사 팬들과 꼭대기 층에서 결승 진출을 기뻐하는 첼시 팬들 앞에서 함성을 내지르며 축하쇼를 펼쳤다.

바이에른도 극적이었다. '외계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다. 아르연 로번의 만회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지만 불안한 경기가 이어졌다. 상대가 헐리웃 액션을 섞은 공격으로 몰아쳐 안간힘을 다해 막아야 했다. 경기는 승부차기로 흘렀다. 마누엘 노이어가 세계 최고 선수들인 호날두, 카카의 페널티킥을 막았다. 허공으로 뜬 레알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의 슈팅은 레알을 먼 산으로 보냈다. 바이에른은 얼싸 안고 승리를 자축했다. 리그 우승을 빼앗긴 설움, 2009/2010 무리뉴 팀(인터밀란)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내준 설움을 동시에 날려 버렸다.

엘 클라시코가 아니어도 괜찮아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만약 3, 4위전을 결승과 같은 시간에 한다면 그 경기를 보겠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관심에서 멀어졌다. 2008/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첼시간의 '그들만의 결승전'이 확정되고 지금보다는 더 큰 관심을 끌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만큼 바르사-레알간의 엘 클라시코 결승전을 손꼽아 기다린 팬이 많았다. 유럽 무대 정상에서 붙는 메시와 호날두의 세기의 대결은 복싱 헤비급 타이틀전, 올림픽 육상 단거리 100M,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만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첼시와 바이에른전이 재미없으리라는 법은 없다. 적어도 바르셀로나가 일방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압한 지난시즌 결승전과 같은 수준 차는 나오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첼시는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나폴리, 바르셀로나를 꺾으며 유럽 체질이라는 점을 입증했고, 바이에른은 바르셀로나 못지 않은 화력을 장착했다는 것을 결승 진출로 증명했다. 방패와 창의 싸움은 볼 점유율, 슈팅 수치에서 차이를 보일지언정 첼시-바르셀로나전처럼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긴장감을 줄 수 있다. 두 팀은 사지를 뚫고 나와 모두 사기가 극에 달한 상태다.

더군다나 결승전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럭셔리 경기장 알리안츠 아레나(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다. '축구 성지' 웸블리가 리모델링에도 칙칙한 맛이 있다면 아레나는 화려함 그 자체다. 생각해보라. 약 6만 6천 명 수용 규모의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영국-독일팀간의 21세기 축구 전쟁, 파랑과 빨강의 충돌이다. 존 테리, 하미레스,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 하울 메일렐리스(이상 첼시), 다비드 알라바, 루이스 구스타보, 홀거 바트슈트버(이상 바이에른) 등 양 팀 주전 선수들이 대거 결장하지만 남은 슈퍼스타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 첼시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대행의 운명, 첼시의 적으로 나타난 로번, 페트르 체흐와 노이어의 수문장 대결까지. 5월 20일, 퍼펙트 게임을 기대해본다.

글. 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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