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같은 조선족 여성이 멸시 당하고 있다고 착각해 상대방 남성을 깨진 술병으로 찔러 찔러 살해하려 한 30대 조선족 여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위현석)는 이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국동포 김모(31)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살인 미수죄를 적용,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7월17일 오후 7시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원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던 중 이모(49)씨와 여성 A씨가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김씨는 이씨가 A씨를 나무라며 막 대한다고 느꼈다. 이에 "나도 중국동포다. 중국동포에게 함부로 대하지 마라"며 이씨에게 시비를 걸었다. 말이 어눌했던 A씨를 같은 조선족 여성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이씨는 "뭐가 문제냐"며 김씨에게 다가왔다. 김씨와 이씨는 주먹을 날리는 등 싸우게 됐고, 이 과정에서 김씨가 손에 쥐고 있던 소주병이 깨졌다.

김씨는 깨진 술병으로 이씨를 수 차례 찔렀다. 목 부위에 깊은 상처를 입은 이씨는 응급치료를 받고 목숨을 구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김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김씨가)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고 인식하고 소주병을 휘두른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먼저 다가와 다툼이 시작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