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칼럼 > 칼럼
  • 작게
  • 원본
  • 크게

마음의 근육운동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2.04일 09:11
작성자: 천숙

  (흑룡강신문=하얼빈) 한번이라도 다이어트를 시도해 본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지방은 빼되 근육은 키워야 한다고. 그래서 다이어트를 할 때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함께 할 것을 권장한다.

  나도 다이어트를 몇 번 시도해 보았는데 지방만 빼고 근육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 맥이 없고 생활에 활기마저 없어져서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근육을 키우는 일은 단기간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근육이 발달해야 저항력이 강해진다. 마음의 근육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의 근육은 워낙 후렌치파이 같아서 잘 키우지 않으면 별것 아닌 일에도 쉽게 감정이 상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된다. 상대가 별 뜻 없이 던진 말에도 밤잠 못 이루고 고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예전에 난 중국 광주에서 복장공장의 대리로 있은 적이 있다. 그 때는 정말 그렇게 많은 공장이 있음에도 일손이 딸릴 때었다. 품질보장은 물론 납기일을 맞추는 것도 일종 경쟁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잔업을 할 때가 많았는데 한번은 일본으로 수출할 T셔츠 납기일을 잔업을 해가며 겨우 맞추어 놓았는데 아침에 출근하니 그 날 포장해야 할 산품이 20여장이나 젖어있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공장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한족 직원이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이 포장 전에 약간한 흔적이 있는 산품들을 골라서 씻어놓았던 것이다. 그 광경을 본 한국사장님은 나에게 화를 냈다. 오늘 당장 포장을 해야 하는데 무슨 짓이냐며…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음에 엄청 큰 상처를 받았다. 직원한테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했냐며 안타까워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날 점심 나는 굶었다. 위에는 밥 대신 원망이 가득 차 있었다. 그래도 저질러 놓은 일은 수습해야 했고, 바이어와의 약속도 지켜야 했다. 갖은 방법과 인력을 동원하여 시간 빠듯하게 포장까지 마무리하였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고 가슴을 쓰리게 하였다.

  그후 나는 며칠 동안 사장님과 말도 잘 하지 않았다. 사무실에 손님이 와도 얼굴표정은 굳어져 있었고 다른 일을 해도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사장님은 2~3일이 지난 후에 나를 불러 자신이 성격이 급해서 그랬다며 직원이 잘 못하면 원래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할 사람은 당연히 책임자라고 설명했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렇다고 그 일로 하여 다른 일이나 다른 사람에게까지 안 좋은 기운을 내 비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의 감정과 달리 표현하는 얼굴 표정을 볼 때 가식적이라고만 고집해 왔던 마음부터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씩 실천해보았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였다. 그리하여 집에서 혼자 표정관리와 말하는 연습을 해보기도 하였다. 진실을 외면하면 안 됐다.

  이 세상에 마냥 즐거운 사람이 어디 있으랴! 사람마다 알고 보면 말 못할 사연들이 다 있다. 특히 대중 앞에 서야 할 사람들은 자기 내심의 감정을 다 드러낼 수는 없다. 자신의 위치에서, 때로는 '배우'가 될 때도 있다. 그러고 보니 남들이 보기에 아주 좋아 보여도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았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마음을 놓지 말고 꾸준한 마음 근육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마음의 근육 운동을 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나름대로의 운동방법이 있다. 그것은 이해심과 포용심,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유머와 미소, 홀로의 산책…등등이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면 이해 못할 일이 없다. 그리고 상대방을 용서해주면 오히려 내 마음이 더 편했다. 도리는 다 알고 있지만 실제행동에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과거에 우리 가족한테 상처를 준 사람도 용서해주고 잘 지내는 것을 보면서 나도 용기를 내서 따라 해보았다. 생각을 바꾸니 안 되던 일도 잘 되었다.

  우리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것은 사실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원활하다면, 가치관이 뚜렷하다면, 누가 뭐라고 해도 상처를 받지 않게 된다.

  특히 재한동포로 살다 보면 요즘 세월에 상처 받을 만한 일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자존심이 아닌 자존감으로 살아간다면 그 것이 상처가 아닌 좋은 반면교재로 될 수도 있다. 자존심은 타인이 나를 존중해주길 바라는 마음이고, 자존감은 스스로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우리 생활에서 유머와 미소는 딱딱한 생활을 부드럽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유머는 긴장을 풀어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무기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에게 개그콘서트가 인기가 많은가 싶다. 세계인들이 등소평에게 주목하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 것은 뛰어난 유머감각과 포용심이다. 등소평은 그렇게 숱한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 소년처럼 유머로 삶을 풍요롭게 채웠다. 그리고 모택동 시대에 괴로움을 겪었지만 모택동을 부정하거나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택동의 동상을 세웠고 전대의 정신과 지혜를 받들어 모셨다. 그 덕분에 15억 인구가 하나로 뭉쳐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마음이 힘들고 복잡할 때 제일 좋은 방법은 자연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나는 가끔 혼자서 강가나 공원을 산책하며 자연과 같이 호흡하고 자연과 대화를 나누어 본다.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 지고 부드러워 진다. 글감도 그런데서 영감이 떠오르곤 하였다. 이는 어떤 교수님이 가르쳐준 지혜이다. 꽤 유명한 분이신데 한동안 우울증으로 괴로웠던 적이 있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혼자 산책을 하며 자연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심지어 동물과도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혼자 그 우울증을 극복했단다. 그러고 보면 자연은 마음의 근육과 몸의 근육을 함께 단련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힐링 공간인 셈이다.

  나는 야구를 잘 모르지만, "응원 속 에 홈런을 치는 것보다 야유 속 에서 치는 홈런이 100배 더 멋지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살다보면 어느 구름 속에 비가 들어 있는지, 어느 조개 속에 진주가 들어 있는지 그 누구도 모른다. 진주를 찾아 가는 그 어려운 과정이 더욱 아름다운 순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도 야유 속의 힘들고 아픈 날들이 있지만, 지금은 늘 마음의 근육운동을 하면서 황금처럼 소중한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내려 노력한다.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경준해 연변서 조사연구시 강조 5월 9일-11일, 성위서기 경준해는 연변에 가서 조사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습근평 총서기가 새시대 동북 전면진흥 추진 좌담회의에서 한 중요한 연설 정신을 깊이있게 관철하고 ‘4대집군’ 육성, ‘6신산업’ 발전, ‘4신시설’ 건설에 초점을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연변체육운동학교축구구락부 팀 구성 완료... 7월 2일 중국챔피언스리그 출전

연변체육운동학교축구구락부 팀 구성 완료... 7월 2일 중국챔피언스리그 출전

5월 11일, 2024 중국축구협회 회원협회 챔피언스리그(冠军联赛)의 서막이 오른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온 71개 구락부 축구팀들이 참가했다. 연변체육운동학교 축구구락부는 7월 2일에 료녕성 영구시 경기구로 가서 대구역전(大区赛)에 참가하면서 중국축구협회 회원협회

"펫숍에서 반려견 샀다" 휘성, 솔직 고백에 네티즌 갑론을박 무슨 일?

"펫숍에서 반려견 샀다" 휘성, 솔직 고백에 네티즌 갑론을박 무슨 일?

가수 휘성이 반려견 '뿡이'를 펫숍에서 구매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휘성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반려견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날 그는 "왜 유기견 입양을 안했냐고 줄기차게 물어오는 분들이 많은데 입양이니 분양이니 하는 과정에 대해

"재혼 생각 해본 적 없어" 이영하, 선우은숙과 이혼 후 혼자사는 이유

"재혼 생각 해본 적 없어" 이영하, 선우은숙과 이혼 후 혼자사는 이유

배우 이영하가 선우은숙과 이혼 후 1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단 한번도 '재혼'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에서는 배우 이영하가 출연했다. 그는 이날 방송을 통해 배우 이필모와 최대철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