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브라질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10대 소녀가 끔찍했던 사건 당시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3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 CNN은 현지 매체 TV 레코드를 인용, 최근 브라질에서 남성 30여 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16세 소녀 A 양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A 양은 21일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추정 가해자 수만 30여 명이다. 이 사건은 25일 의식을 잃은 A 양이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장면 등이 담긴 38초 분량의 동영상이 트위터에 게재되면서 알려졌다.
영상에는 A 양의 몸을 더듬고 있는 남성의 모습과 함께, 남성들이 ‘최소 30명이 A 양과 성관계를 했다’고 자랑스럽게 떠드는 목소리도 담겼다.
얼굴을 가린 채 인터뷰에 응한 A 양은 사건 당시에 대해 “잠에 들었다 깨어보니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남성 한 명이 내 몸 아래에, 다른 한 명은 내 몸 위에 있었고 다른 두 명이 날 제압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날 보고 웃고 있었다. 난 약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니었다. 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고 떠올렸다.
해당 영상과 함께 사건이 알려지면서 브라질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특히 브라질의 고질적인 여성 폭력 문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다. 사건이 발생한 리우데자네이루와 수도 브라질리아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온라인에서도 ‘성폭행은 절대 정당화할 수 없다’는 해시태그를 다는 운동이 벌어졌다.
사건 후 신고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던 A 양은 대중 앞에 나선 이유에 대해 “사람들의 지지가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A 양은 “정의라는 게 없을 거라는 건 안다. 처음엔 엄마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이젠 확신한다. 혼자였다면 헤쳐 나가는 게 더욱 힘들었을 거다”라고 했다. 또한 “신의 판결을 기다린다. 늦을지 모르지만 꼭 이뤄질 것”이라고 성폭행범들을 붙잡아 처벌해 줄 것을 기대했다.
한편 AP 통신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은 30일 A 양 집단 성폭행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하이 드 소자(22), 루카스 페르도무 두아르트 산투스(20) 등 남성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중 한 명은 A 양의 남자친구로 추정된다. 다른 용의자 4명은 추적 중이다.
A 양은 이번 사건에 남성 33명이 연루됐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아직 정확한 가해자 수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A 양에 대한 성폭력 증거물 채취가 ‘골든타임’인 72시간을 넘어 5일 만에 이뤄져 증거물로 채택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성폭행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라며 “동영상이 진짜라면 성폭행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A 양의 진술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수사담당자를 경질하고 남성 수사관을 여성 수사관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