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멘터리]
北당국, 1980년대부터 ‘서울 물바다 전략’ 지속 강조
[데일리 엔케이 ㅣ 최송민 기자]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 방류를 단행하면서 앞으로의 경기도 연천과 파주 일대의 피해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와 관련 한국농어촌공사가 북한의 황강댐 방류에 대비해 재해대비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하겠다.
이처럼 우리는 만일의 북한 ‘수공(水攻)작전’에 늘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필자는 북한에서 군복무 시절인 1980년대 말, ‘금강산발전소(임남댐) 건설’은 ‘서울 수공작전, 서울 물바다 전략’이란 정치 강연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당시 강연자는 “무더기 비(폭우)로 인해 임진강, 한강 수위가 최절정에 달했을 때, 강화도 인근의 서해만조 시기에 맞춰 (금강산발전소) 제방(수문)을 활짝 열게 되면 영락없이 물에 잠긴다”고 지속 언급했었다.
이처럼 십수 년간 공들여 건설한 북한의 ‘금강산발전소’는 초기부터 ‘서울 수공전략’이란 목적으로 추진됐다. 북한 당국은 강원도와 군사분계선(DMZ)인근 지역 전력공급이 목적인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 있지만, 웬만한 주민들도 그 진짜 의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남북은 지난 2009년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남한 주민 6명이 사망한 이후 그해 10월 사전 통보를 구두 합의했지만, 북한은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이후 우리 측에 단 네 차례만 사전 통보해왔고, 예고 없는 불시 방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화재에는 남는 것이 있지만 수재에는 물거품만 남는다’는 말이 있듯이 큰물은 모든 것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에서 무단 방류가 있었지만 우리 측 피해는 없었다는 식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또한 이번 방류는 ‘수위조절을 위한 방류’로 확인됐다며 조금 안도(?)하는 것 같이 느껴져 안타깝기만 하다.
물론 우리가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수공을 강행하는 건 미련한 행위라는 점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당분간은 상대(우리 정부)가 얼마큼 대비하고 있다는 알아보기 위해 수위조절 방류인 것처럼 몇 번은 조금씩 흘려보내는 식으로 잔꾀를 부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우리는 북한 당국에 강하게 경고해야 한다. 불(핵과 미사일)도발만 나쁜 행동이 아니라 그들이 계획하는 ‘수공작전’ 역시 동포인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해치는 물 폭탄 도발이란 것을 지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 북한 상황을 지속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국민의 불안해소에도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