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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서 ‘알바’하는 오바마 딸, 시급은 얼마?

[기타] | 발행시간: 2016.08.05일 16:57

"주문하시겠습니까? 어떻게 드릴까요? 생선튀김이랑 함께 드릴까요?"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유명 휴양지인 마서스 비니어드 섬에 있는 한 해산물 식당 테이크 아웃 코너를 가면 관광객들의 주문을 받는 10대 소녀들이 있다. 그 가운데 한 명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둘째 딸인 사샤 오바마(18)이다.

현지 언론인 보스턴 헤럴드가 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이다. 나타샤라는 이름을 쓰는 그녀는 그 식당에서 가장 유명한 아르바이트생인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식당 주인과 가까운 사이이며, 휴가 때마다 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의 딸 사샤가 미국 한 휴양지의 한 식당 계산대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보스턴 헤럴드)

그녀는 이번 주 월요일부터 이 식당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아침 7시에 출근해 11시까지 4시간 동안 일을 한다. 그녀가 하는 일은 식당 테이크 아웃 코너에서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고 ,테이블을 치우는 등 여느 아르바이트생과 마찬가지이다. 그녀와 함께 일하는 한 점원은 "사샤가 일한 지 며칠 됐다. 그녀는 닥치는 대로 이것저것 아무 일이나 시키는 대로 한다"고 말했다.



사샤가 일하는 식당 낸시스(사진=보스턴 헤럴드)

그녀가 상대해야 할 손님은 매년 여름이면 이 섬으로 벌떼처럼 몰려오는 관광객들이다. 그녀는 소란스럽고 변덕이 심한 손님을 맞을 때에는 관리자들로부터 교육을 받은 대로 "항상 손님은 옳다"라는 말을 되새겨야 한다.

하지만 그녀가 일을 잘하는 것 같지는 않다. 사샤에게 닭고기와 생선튀김, 음료수를 주문한 12살 먹은 고객은 사샤가 여전히 훈련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타일러 이반스(12)는 "누군가 그녀를 돕고 있었고 일에 익숙하지 않아 주문 내용을 여러 번 얘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반스는 "음식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투덜댔다.

"사샤의 시급은 12~15달러로 추정"

식당의 매니저는 사샤가 아르바이트의 대가로 시간당 얼마를 받는지에 대한 질문에 자세히 말하는 걸 꺼렸다. 하지만 이른바 극성수기인 여름철에 이 식당에서 시간제로 일하면 시간당 12에서 15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2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 돈으로 시간당 만 3천3백 원 정도 되는 액수이다. 현재 매사추세츠 주의 최저 시급이 시간당 10달러인데 그보다 약간 높은 셈이다.

평범한 삶을 경험하려 시작한 사샤의 '특별한 경험'이 동료들에게 알려지고 현지 언론인 보스턴 헤럴드에 포착된 건 순전히 사샤를 경호하던 비밀 경호원들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의아했어요. 왜 6명이 이 소녀를 돕는지. 하지만 금방 알아차렸어요. 그녀가 대통령의 딸이라는 걸. 우리는 그녀와 함께 일해서 정말 좋아요,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

그 식당 관계자의 말이다.



경호원이 사샤의 동료가 건넨 음료수 쟁반을 들고 차에 타고 있다. (사진=보스턴 헤럴드)

사샤는 6명의 경호원과 함께 커다란 SUV 차량을 타고 일을 하러 왔다. 경호원들은 대통령의 딸이 배고픈 관광객들을 상대로 일을 하는 동안 식당 주변 의자나 차량 안에 앉아 있다. 그녀는 일이 끝나면 야구 모자와 식당 유니폼을 입은 다른 동료와 함께 음료수를 경호원에게 건넨다.

사샤는 식당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현지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도 일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하는 일은 조금 바뀌었다. 이제 그녀는 밖에서 일하는 모습이 보이는 테이크 아웃 코너에서는 일하지 않는다. 식당 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식당을 여는 데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비밀 경호원들의 주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백악관은 사샤의 일에 대해 언급하는 걸 거부했다.



2015년 8월 오바마 대통령 가족이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트리뷴 뉴스 서비스)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대통령 딸 사샤의 여름 일도 5일(현지시각)이면 끝이 난다. 부모인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언니 말리아가 2주간의 여름철 정기 휴가를 위해 6일인 토요일에 마서스 비니어드섬에 도착하면 가족에 합류하게 된다. 이때부터 사샤는 대통령 가족으로 다시 돌아가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멋진 섬의 풍광을 눈에 다시 담을 것이다. 물론 그녀가 짧게 일했던 식당에 손님으로 와서 해산물 요리도 즐기게 될 것이다.

오바마 부부 "딸들을 평범하게 키우고 싶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딸들을 평범하게 키우고 싶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대통령 가족으로서 살아야 했던 삶이었기 때문에 딸들도 일상생활에서 많은 방해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해 겨울 7살과 10살이었던 딸들이 총으로 무장한 덩치 큰 사람들과 함께 새까만 SUV 차량을 타는 장면을 결코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차창에 눌린 어린 딸들의 얼굴을 봤을 때 들었던 유일한 생각은 '우리가 무엇을 했지'였습니다. 당시 저는 깨달았습니다. 백악관 생활이 딸들의 삶의 기초를 형성할 것이라고. 그래서 고민했습니다. 딸들의 인생을 성공하게 할 수도, 망칠 수도 있는 백악관 경험을 어떻게 하면 잘 관리할 수 있는지를"

지난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던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한 연설의 한 토막이다. 일주일에 7일, 하루 24시간 주목을 받고 있는 딸들을 기르는 과정에서 어머니로서 느끼는 중압감을 솔직하게 드러낸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딸들이 세간의 주목을 받지 않고 일반적이고 평범한 10대들이 겪을 수 있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즉 딸들이 7년 이상 백악관에서 생활하는 동안 평범한 10대로서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샤와 그의 언니 말리아는 백악관에서 생활한 지 7년이 넘은 지난 3월에야 백악관이 마련한 국빈 만찬에 처음 참석할 정도로 공식 석상에서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셸 오바마는 당시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런 행사에 보통 소녀들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내년 2월 퇴임하면 오바마 가족은 워싱턴 근교로 이사한다. 그때가 되면 딸들도 지금보다는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의철기자 ( kime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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