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오후 3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 회장은 이날 삼성 전용기를 통해 김포공항 국제선으로 들어온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럽 경기 침체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유럽 경기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 회장은 "이탈리아, 프랑스 등 제일 경기가 어려운 나라 서너 곳을 다녀왔다"며 "가서 보니 생각한 것 보다 조금 더 나빴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유럽 출장을 떠난 이 회장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등을 거쳐 귀국했다.
이 회장은 그러나"(이러한 불황이) 우리나라 수출에 조금 영향이 있겠지만 삼성에 직접적인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 일본에 들른 이 회장은 일본 경제 상황에 대해 "일본에서 여러 분을 만났는데 일본이 옛날과 달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이) 또 올 것이라며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반적으로 일하기 싫어하는 분위기"라며 "나라의 복지를 많이 기대하고 있고 이런 점에서 유럽과 일본이 다 어렵게 되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이건희 회장의 옷과 헤어스타일도 눈길을 끌었다.
입국장에 들어선 이건희 회장은 화사한 분홍색 체크 무늬 재킷을 입었고 헤어스타일더 이전과는 확 달라졌다.
그동안 이건희 회장은 앞머리를 세워 이마를 드러냈지만 이날은 자연스럽게 머리를 내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머리를 심은것이 아니냐는 등 온갖 추측을 하고 있다.
재킷도 화제거리. 이전까지 이건희 회장은 다소 어두운 컬러나 밝은 컬러라고 해도 녹색 계통 재킷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공항에 나타난 이건희 회장은 화사한 채크무늬 재킷을 입고 있어 이전과는 확 달라진 느낌을 줬다. 그러다보니 이건희 회장이 입은 재킷은 어느 브랜드인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차녀 이서현이 제일모직에 있는 만큼 제일모직 브랜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제일모직에는 맞춤형 정장 고급 브랜드 `란스미어`가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갑자기 나타난 40대 초반의 한 남성에게 습격을 당할 뻔 했다.
계란을 투척하려 했던 이 남성은 "이건희가 노무현을 죽였다"고 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현장에 있던 경호원들과 관계자들의 제지로 현장에서 끌려 나간 뒤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은 이 회장이 자신을 계속 미행 감시한다고 주장해 지난해 3개월간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