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컴퓨터 게임 ‘디아블로3’
PC판매 급증할 만큼 인기 불구
한주 가량 ‘접속장애’ 조처 안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디아블로3’(사진)에 칼을 빼들었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공정위는 지난 25일 서울 청담동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사무실에 조사관들을 파견해 현장조사를 벌였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디아블로3 공급업체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고객센터에 접수된 고객 불만 접수 및 상담 내용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고 전했다.
온라인게임인 디아블로3은 지난 15일 국내 출시된 뒤 한 주가량 접속 에러가 자주 발생했다. 첫 주말에는 4~5시간 동안 게임 접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이에 이용자들의 항의와 환불 요구가 빗발쳤다. 공정위 누리집에도 디아블로3 이용자 민원이 하루 100여건씩 올랐다. 공정위는 접속 에러로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조처를 취했는지와 관련 약관이 마련돼 있는지 등을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시정명령 등의 조처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디아블로3’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개인용컴퓨터 관련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컴퓨터 교체 시기를 저울질하던 사용자들이 디아블로3 출시를 계기로 구매에 나서면서, 컴퓨터 판매량이 크게 늘고 업그레이드용 부품 수요도 커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디아블로3이 출시된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 동안 컴퓨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9.3% 늘었다고 28일 밝혔다. 디아블로3이 출시되기 전인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롯데마트의 컴퓨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것을 고려하면, ‘디아블로3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디아블로3 실행을 위해 오래된 사양의 컴퓨터 교체 수요가 발생한 결과로 보인다”며 “과거에도 대작 컴퓨터 게임이 출시됐을 때마다 이런 현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컴퓨터 부품 시장도 디아블로3 효과를 보고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자료를 보면, 디아블로3이 출시된 5월 셋째 주 부품별 판매량은 4월 셋째 주에 견줘 30~70%씩 상승했다. 그래픽카드 판매량 증가율이 74%로 가장 컸고, 하드디스크(62%), 메인보드(40%), 중앙처리장치(CPU·31%) 등도 많이 팔렸다.
디아블로3은 세계적으로는 출시 하루 만에 350만장 이상 팔렸고, 일주일 누적 판매량은 630만장에 이른다.
김수헌 김선식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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