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망 이용대가 등 제도화 해야" … 통화품질은 낮아
카카오톡이 무료 무선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를 개시하자 통신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4일 아이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m-VoIP 서비스의 베타테스터를 모집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을 이용하는 사람은 카카오톡 설정에서 베타테스터를 신청하면 카카오톡 사용자와 무료음성통화를 할 수 있다. 카카오톡을 연 뒤 친구를 선택하면 기존 전화번호가 표시되던 곳에 보이스톡 아이콘이 표시된다. 이 보이스톡 아이콘을 누르면 상대방에게 전화가 걸린다.
카카오는 정식서비스가 아니고 베타테스터를 모집한다고 했지만 숫자를 제한하지 않아 실제로는 무료음성통화 서비스를 개시한 셈이다. 이르면 5일 안드로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트가 시작되면 사용자는 급속하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이전에도 무료인터넷전화 서비스는 있었다. 다음 마이피플, 네이버 라인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서비스들은 카카오톡에 비해 사용자 숫자나 사용빈도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반향은 크지 않았다.
5일 기자가 사용해본 카카오 보이스톡 품질은 기존 음성전화 서비스에 비해 한 참을 못 미쳤다. 음질도 깨끗하지 못했고 소리가 분절돼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공짜라는 점과 사용자가 4600만명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위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카카오톡이 문자메시지 매출을 크게 감소시킨데 이어 음성매출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는 4일 카카오의 서비스 개시 발표에 즉시 입장을 밝히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mVoIP는 이통시장의 투자여력 위축으로 통신망 고도화를 저해한다"며 "글로벌 인터넷기업의 국내 음성통화 시장 무임승차로 국익에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선 인터넷전화의 경우에는 망 이용대가, 사업자가 정산체계 도입 등 제도화를 거쳐 도입됐다"며 "하지만 mVoIP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특히 "조속한 정책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당장 정부차원의 조치가 어렵다면 요금 인상을 비롯한 시장 차원의 적절한 조치가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mVoIP가 활성화되면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요금인상 등의 조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방통위는 카카오톡의 mVoIP 서비스 개시를 계기로 통신서비스 역무에 대한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카카오톡의 채팅과 mVoIP가 기존 기간통신사업자의 문자메시지와 음성통화 서비스와 별반 다르지 않는 상황에서 '동일서비스 동일규제'라는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제도적인 변화까지 고려하며 카카오톡을 비롯한 mVoIP 서비스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통사업자들의 통화차단 행위가 일어나면 약관 준수여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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