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회용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용기, 통조림 캔, 심지어 영수증에도 사용되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PA)'에 임신부가 저농도로 노출되어도 아기가 비만해질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칼턴대학 신경학과 알폰소 애비자이드 교수 팀은 임신한 쥐의 먹이에 BPA를 섞어주는 방법으로 태아를 노출시켰다. 농도는 미국과 캐나다 보건당국이 설정한 기준치 이하였다.
BPA는 식품저장 용기나 캔 등의 내부 코팅 재료, 합성수지 원료, 콤팩트디스크(CD), 세제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화학물질이다.
그 결과 이후 태어난 새끼 쥐는 '포만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렙틴에 대한 민감성이 매우 떨어졌다.
렙틴은 신체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에는 배고프다는 감각을 줄인다. 즉, 뇌의 시상하부에 식욕을 억제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태아 때 BPA에 노출된 새끼 쥐들은 렙틴이 분비돼도 이런 식욕억제 기능이 저하돼 과식과 비만에 취약해진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런 신경생물학적 변화 효과는 새끼 쥐가 성인이 되어서도 유지됐다.
또 BPA 노출 쥐들의 경우 뇌 시상하부의 신경섬유 밀도와 활동성이 줄어들었다.
BPA가 각종 암, 당뇨,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자폐증, 성조숙증 등 각종 질환 증가와 관련 있다는 등의 연구 논문은 2014년까지 100편 가까이 발표된 바 있다.
애비자이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저농도일지라도 BPA가 인간에게도 비만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실험은 BPA 노출 농도가 미국식품의약국(FDA) 등이 설정한 기준치 이하에서 한 것이어서 임신부 등은 BPA 노출에 더욱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BPA는 체내에서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해 내분비 시스템을 교란하는 물질임이 드러나 아기 젖병 등에는 이미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내분비학'에 실렸으며 9일(현지시간)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보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출처: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