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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까지 버린 그녀, 대체 왜…

[기타] | 발행시간: 2012.06.16일 03:59

초여름 햇살이 정원을 화사하게 비추던 12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단독주택단지 내 김고운(37)씨 집. 정원에 차려진 테이블을 중심으로 동네 주민들이 모여 차와 담소를 나누며 한가한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김씨를 비롯해 이날 모인 6명의 주부는 정발산동 단독주택단지 내 이웃사촌이다.

이들 모두 오랜 기간 아파트에 살다가 단독주택에 매료돼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 투자수익에 대한 기대도, 초고층 랜드마크 주상복합의 화려함도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진 못했다. 이미정(50)씨는 "한때 초고층 주상복합 꼭대기층에 살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마당에 깔린 잔디를 밟고 정원에 핀 꽃을 보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고 했다. 김고운씨도 "내 집 안에서 4계절의 변화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게 단독주택에 살면서 갖게 된 가장 큰 즐거움"이라며 "아파트에 살 때는 이런 계절의 변화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근교 단독주택단지에는 30, 40대 젊은 집주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출ㆍ퇴근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비좁은 아파트와 번잡한 도시생활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외환딜러인 최영길(39)씨도 '탈(脫) 아파트'행렬에 동참해 지난주 경기 판교신도시 운중동 단독주택단지로 이사했다. 그는 서울 방배동 아파트에서 살다가 지난해 판교신도시 280㎡ 대지에 연면적 234.3㎡의 2층짜리 단독주택을 신축했다.

최씨가 집을 짓는데 들어간 비용은 땅값 8억원을 포함해 총 13억원 가량. 직업 특성상 낮밤을 뒤바꿔 생활하다 보니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는 게 늘 마음에 걸렸던 최씨는 "두 아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결심했다"며 활짝 웃었다.

이처럼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게 단독주택의 가장 큰 매력이지만, 건축공법이 다양화하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정도로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집을 지을 수 있게 된 것도 인기에 한몫 했다.

올해 2월 경기 고양시 덕양구로 이사한 이정훈(41)씨가 널찍한 정원을 갖춘 모던한 단독주택을 짓는데 들인 비용은 불과 2억5,000만원(땅값 1억원, 건축비 1억5,000만원). 그가 비교적 적은 돈으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한 개의 필지에 두 가구가 들어선 땅콩주택(듀플렉스 홈)에 있다. 이씨는 지난해 땅콩주택 동호회에 가입한 뒤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고양시 덕양구에 터를 구했다.

이씨 집은 각 층이 42㎡ 규모인 3층 높이로 지어졌다. 공간은 아파트에 살 때와 큰 차이가 없지만 마당에 텃밭을 가꾸고 잔디도 심어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그간 실내에서만 생활했던 아이들도 맑은 공기 속에서 흙을 만지며 자라고 있다. 이씨는 "이웃들과도 가족처럼 가깝게 지낼 수 있어 늘 단독주택으로 이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자고 나면 떨어지는 집값 탓에 전전긍긍하는 아파트 소유자들의 걱정도 '탈 아파트 족'들에겐 먼 나라 얘기다. 판교 단독주택단지의 경우 1~2년 새 평당 가격이 수백 만원 올랐는데도 매입 문의가 줄을 잇는 등 전국의 단독주택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단독주택의 삶이 낭만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집과 정원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적잖은 품이 들어간다. 일산 정발산동에 사는 김미경(47)씨는 "마음만 앞서 단독주택에 입주했다가 예상치 못한 문제들 때문에 몇 년 못 살고 다시 아파트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며 "먼저 전세로 살아보면서 눈도 쓸고 정원 관리도 직접 해보다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감당할 자신이 생기면 그때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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