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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내가 부끄럽다" 김승연 회장 눈물 펑펑

[기타] | 발행시간: 2012.06.25일 09:39

“친형제 이상으로 의지했던 분이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고(故) 박원배 전 한화그룹 부회장의 빈자리를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부고가 전해진 다음날인 지난 22일 저녁 부인 서영민 씨,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 등 세 아들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 회장은 30년 가까이 고인과 나눈 고락이 떠오르는 듯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계열사 사장단과 24일 영결식에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김 회장은 박 전 부회장의 장례를 그룹 최고 예우인 회사장으로 치르도록 했다. 회사장은 김종희 선대회장 이후 처음이다. 재계에서도 드문 일이다. 주요 그룹 중에는 LG그룹이 2009년 8월 고(故) 성재갑 전 LG석유화학(현 LG화학) 회장의 장례식을 회사장으로 치렀다.

21일 별세한 고인은 42년을 한화에 몸담은 ‘산증인’이었다. 그룹 최대 위기였던 1997년 외환위기도 김 회장과 함께 넘었다.

○“남아 있는 내가 부끄럽다”

김 회장은 “평생을 회사에 바친 분인 만큼 고인을 기리기 위해 가족과 함께 왔다”며 “지금의 한화그룹이 있기까지 기초를 닦은 분이었고, 그룹의 큰형님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김 회장과 고인의 인연은 각별했다. 외환위기 때 김 회장은 한화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을, 고인은 부위원장을 맡았다. 해체설까지 나돌던 그룹을 살리기 위해 두 사람은 뼈를 깎는 고통을 나눴다. 김 회장은 자신이 타던 차를 고인에게 주기도 했다.

고인과의 어떤 추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냐는 질문에 김 회장은 목이 메인 소리를 가다듬으며 “외환위기 당시 고인이 경영권 포기각서를 직접 들고 왔었다”며 “‘내가 정말 여기에 사인해야 하느냐’고 묻자 그가 비통한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예’라고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대답했다.

영정 앞에 선 김 회장의 표정은 더 굳어졌다. 눈물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오므리기도 했다. 유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다 이내 눈물을 쏟았다. 최금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은 “김 회장이 눈물을 많이 흘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유족에게 “고인은 큰 키(181㎝)만큼이나 든든한 분이었다”며 “생전에 한치도 남에게 해를 끼친 적이 없는 고인의 성품을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과 나는 평생동지다.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달라”고 했다. “고인의 뜻을 기려 한화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회장으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고인을 존경했다”며 “(고인이 떠나니) 남아 있는 내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4일 영결식이 끝난 뒤 장례행렬이 고인이 일했던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 사옥을 한 바퀴 돈 뒤 장지로 향할 때까지 지켜봤다. 재계 관계자는 “평소 의리와 인간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가장 존경받았던 ‘덕장’”

서울대 상대 58학번인 박 전 부회장은 1964년 한국화약(현 (주)한화) 공채 2기로 입사했다. 구매팀에서 일을 시작해 부장 때까지 주로 현장에서 근무했다. 진주고 27기 동창으로 2009년 타계한 성 전 LG석유화학 회장과 함께 국내 화학 분야의 양대산맥으로 불렸다.

선대 회장도 고인을 아꼈다. 한화석유화학(현 한화케미칼) 대표 시절 회사를 그만두려 했을 때 직접 불러 만류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당시 한일은행에서 70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88년 독일 바스프와 합작해 만든 한국바스프우레탄 매각도 이끄는 등 한화가 다른 그룹보다 빨리 1997년 12월 구조조정에 돌입해 위기를 극복한 데도 고인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김용구 전 (주)한화 대표는 “고인은 권모술수를 모르고 항상 남을 배려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는 덕장이었다”며 “역대 한화 최고경영자(CEO) 중 가장 존경받는 분”이라고 말했다.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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