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ㅣ신원엽 기자] 박지성(31·맨유)의 출전 확정으로 K리그 올스타전이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안정환(36) K리그 명예 홍보 팀장이 '후배' 박지성을 겨냥한 회심의 한 마디를 던졌다. 기자회견 내내 화려한 입담을 자랑한 안 팀장은 행사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궈 놓았다.
안 팀장은 28일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02 월드컵 대표팀 초청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박지성의 개인 의지가 강했다. 팀 사정으로 인해 참가하기 어려웠지만 노력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진들이 이번 올스타전에 박지성을 출전시키기 위해 어떤 공을 들였냐고 묻자 "(박)지성이가 이제 너무 커서 제 이야기는 안 듣는다. 뭔가 다른 압력이 들어가지 않았겠냐. K리그를 도와줘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며 크게 웃었다.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든 안 팀장은 그동안 박지성과 꾸준히 접촉했다. 박지성은 소속팀 일정으로 이번 K리그 올스타전 참가 여부에 대해 확실한 의사를 밝히지 못했지만, 안 팀장에게는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해 왔다. 박지성은 올스타전 바로 전날인 다음 달 4일 팀에 합류하라는 통보를 받은 뒤 고심 끝에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을 직접 설득했고, 그 달 9일 팀 훈련장으로 곧바로 오라는 감독의 허락을 받았다.
유쾌하게 박지성 출전 확정에 관한 뒷이야기를 밝힌 안 팀장은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신태용 성남 감독과 시종일관 분위기를 띄웠다. 환하게 웃으며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신 감독과 안 팀장은 최종 명단과 소감을 말하기에 앞서 사진 촬영을 가졌는데, "마치 입단식을 하는 것 같다"며 안 팀장이 농담을 던지자, 신 감독은 "(안 팀장과) 레벨이 다른데 어떻게 어깨동무를 하냐"며 응수했다. 다정한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구에는 신 감독이 "나만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쑥스러워하는 안 팀장에게 "좀 안아 달라"고 말해 취재진들을 다시 한 번 웃게 만들었다.
이번 올스타전에서 'TEAM 2012'의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전 국민을 들끓게 한 4강 신화를 재현하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행사다. 인기가 바닥인 K리그가 이번 계기로 흥행 몰이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지금까지 치러진 이벤트성 올스타전과는 다른 경기가 될 것이다. 뭔가 보여주겠다. 팀 훈련도 하루 더 요청해 선수들의 발을 맞추게 하겠다. 2002년 월드컵 멤버가 혼쭐나는 경기 되지 않을까 싶은데,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할 것"이라고 남다른 각오를 나타냈다.
'TEAM 2002'의 공격수로 나서는 안정환도 "우리 팀은 외인구단이다. 섬으로 들어갔다는 선수들도 있다더라.(웃음) 주위에서 '되겠어?' 라고 말하지만 노력하겠다. 뭐 그래도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안 팀장은 "2002년 월드컵 멤버와 10년 뒤 최고의 기량 펼치는 선수들과 대결이다.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겠다.선배들도 모두 개인 훈련으로 준비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눈물 흘리는 경기는 안 될 것 같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신 감독과 안 팀장이 즐겁게 소개한 이번 K리그 올스타전은 7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신 감독은 "팬들의 사랑을 어떻게 더 받을 수 있을지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안 팀장은 "팬들이 1명이라도 더 올수 있다면 좋게, 즐겁게, 재밌게 경기를 치르겠다. 팬들을 위한 하루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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