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훈 (화룡신신동소학교 3학년 4반)
(흑룡강신문=하얼빈)오늘 아빠를 졸라 식품완구(食品玩具)를 샀다. 일본산 식품완구는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우리 어린이들이 갖고 놀기도 하고 먹을 수도 있는 두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시계를 보니 작문반에 갈 시간이 되였는지라 나는 식품완구를 가방에 쑤셔넣고 작문반으로 달려갔다. 아빠가 택시를 타고 가라며 돈을 주려했지만 일본식품을 산 기쁨에 택시는 거절했다.
교실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직 수업시간이 되지 않았다. 친구들은 걸상에 앉아 조용히 독서를 하고 있었다. 나도 친구들처럼 잡지를 하나 꺼내 독서를 했다. 그런데 글들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머리엔 식품완구를 갖고 놀 생각으로 꼴똑 찼다. 수업이 시작되였는데도 선생님의 강의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식품완구가 맨 앞자리에 버티고 앉아있으니 머리 속에 선생님의 강의가 들어올리 만무하다. 손이 자꾸 가방으로 간다.
‘하학종소리야, 제발 빨리 울려라.’
“지훈학생, 가방에 무엇이 있나요? 손이 그냥 가방에 가는군요.”
선생님께서 무슨 낌새를 알아챘는지 강의를 하다가 부지중 질문한다.
“아니, 아니… 없습니다. 책가방에 《아동세계》와 《중국조선족소년보》가 있을 뿐입니다.”
마음은 당장이라도 식품완구 포장을 헤치고 싶었지만 수업시간이라 할 수 없이 꾹 참고 또 참았다.
마침내 하학종소리가 울렸다. 한시간 동안의 지루한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빨리 식품완구를 갖고 놀고 싶은 마음에 뛰다 싶이 하였다. 그런데 오늘 작문교수강의를 귀담아 듣지 않아 어쩌지?
/지도교원: 리향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