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석다듬이돌, 연변박물관 소장.
다듬이돌은 일명 방치돌이라고도 하며 옷감이나 빨래한 옷가지, 이불거죽 같은 것들을 다듬이방망이로 두드려서 구김살을 펴고 반드럽게 할 때 밑에 받치는 돌이나 나무로 된 받침판으로서 청석이나 단단한 재질의 통나무로 만든다.
다듬이감에 풀을 먹여 말린 후 다시 물을 뿜어 촉촉하게 하고 보에다 싸서 한동안 발로 밟는다. 그 다음 다듬이돌 우에 올려놓고 방망이로 혼자서 두드리거나 또는 두 사람이 마주앉아서 다듬이질을 하기도 한다. 가끔은 다듬이감을 두드리던 방망이가 헛나가서 쨍 하고 다듬이돌을 칠 때도 있다.
다듬이질은 조선족의 고유한 풍속이며 봄날에 살구꽃이 만발한 토담을 넘어서 안방으로부터 절주 있게 울려나오는 다듬이방망이 소리는 사람들의 귀맛을 당긴다.
사진 속의 이 청석다듬이돌은 1984년 5월 26일, 연변박물관의 채희룡, 최광익 두 사업일군이 도문시 월청진 립봉 2대 리지춘가정에서 수집한 것으로서 1900년대초에 만들어졌고 당시 비교적 부유한 집에서 갖출 수 있는 기물이였다.
안종화할아버지는 어머니가 유물로 남기고 간 다듬이돌에 얽힌 이야기를 이렇게 회억하고 있다.
18세 꽃다운 나이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결혼하여 20세 때 나를 임신하였다. 어머니는 임신 7개월이 되던 어느 날 십리도 넘는 오일장에 가서 60근도 더 되는 다듬이돌을 사서 머리에 이고 단숨에 집까지 왔다. 그리고 다음 장날에는 방망이 네개와 홍두깨도 사왔다. 살아생전 연약하셨던 어머니가 그 무거운 다듬이돌을 이고 십리 길을 걸으셨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애잔해진다. 또 칠남매를 낳아서 정성으로 키우던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지면서 한없이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길림신문 리철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