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약 13년만에 불명예 퇴진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결국 대통령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지난 2006년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집권한 지 13년 만이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엘데베르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TV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런 갈등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 무척 가슴 아프다"며 의회에 사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발표는 그가 4선 련임에 도전한 지난달 20일 대통령 선거 이후 3주 만이다.
당시 선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2위에 10%포인트 앞서며 승리를 선언했지만, 개표 과정을 놓고 부정선거 론란이 제기되며 시위가 이어졌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미주기구(OAS)가 대선 과정에서 여러 부정 행위가 발견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자 대선을 다시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한편 이날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도 역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볼리비아 군부의 총수인 윌리엄스 칼리만 장군은 국영TV 연설에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퇴해야만 이번 부정선거 의혹으로 일어난 3주간의 시위가 진정되고 사회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볼리비아 국민을 향해서도 폭력 시위를 자제하고 진정해 줄 것을 호소했다.
지난 2006년 1월 볼리비아 력사상 첫 원주민 인디안 출신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모랄레스의 무리한 4선 련임 욕망은 지난 달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순간부터 부정선거 의혹을 불러오면서 치명적인 반대시위와 사회적 갈등을 폭발시켰다. 결국에는 국제기구, 시민사회, 군부까지 등을 돌리면서 집권 약 13년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기에 이르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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