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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한마리 놓고 딴전 본다”/최국철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11.20일 09:11
민속학만치 지향하는 범위가 광범위한 학과가 드물다.유형, 무형, 심의현상으로부터 민족의식행사, 신앙, 사회, 자연,구비문화, 기예전승…등으로 그 구체내용을 다시 세분하면 인간의 삶 전체가 민속학적으로 접근할수 있다.그중 기예전승문화에 속하는 민족음식문화는 주요한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 대표적인 음식문화는 발효음식문화라고 이미 널리 정평이 되였지만 그외에도 우리 민족과 끈끈한 인연을 자랑하면서 전통적인 음식문화로 자리잡은 품목들이 많은데 육식으로는 개고기이고 해어에서는 간고등어와 명태를 꼽을수 있다.

우리 민족만큼 명태와 인연이 깊은 민족도 드물고 그만큼 계절, 포획방식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고있는 해어도 없다. 금방 포획한 물 좋은 명태는 “생태”, 봄에 잡는것은 “춘태”, 산란후 살이 없는 명태는 “꺾태”, 언것은 “동태”, 빨리 말린것은 “북어” 혹은 “건태” (어떤 지방에서는 북에서 내려온 명태라 하여 북어라고 부름), 덕장에서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말린것은 '황태'라 한다.그뿐만이 아니다.반만 말린 명태는 “코다리” 명태, 새끼는“노가리”,또한 낚시로 잡은 명태는 “낚시태”, 그물로 잡은것은 “망태”라 한다. 이밖에도 선태, 왜태, 애기태, 막물태…그외에도 더 있는데 이미 렬거한 명칭도 조선족들에게는 어리둥절하게 다가오는 이름들이다.

명태의 각 부위에 대한 명칭도 다양하다. 연변에서 명태고지 혹은 애라고 부르는것은 명태 수컷의 정자인데 한국에서는 이리, 혹은 어백이라고 한다. 그리고 연변사람들에 의해 “기름통”으로 두루뭉실하게 불리우는 명태간은 한국에서는 애 혹은 곤지라고 부르다.어느 명칭의 정확성을 짚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어떤 지방에서는 명태고지라면 명태의 이리, 알, 창란을 통털어 부르기도 했고 강원도지방에서는 명태의 내장을 통털어서 곤지라고도 부른다.

명태의 친숙함은 명태의 명칭기원부터라고 보아야 한다. 명태는 함경도관찰사가 명천군에 초도순시를 했을 때 명천에 사는 태(太)씨성의 어부가 처음으로 잡아온 고기라 하여 명천의 명자와 태씨성을 따 명태(明太)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전해지고있다. 그외에도 북방 바다에서 온 고기란 뜻에서 북어라 부르기도 했고 함경도지방에서는 명태의 간으로 기름을 짜 등불을 밝혔는데 밝게 해주는 물고기, 또는 눈을 밝게 해주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명태(明太)라 불렀다는 설이 있다.

맛있는것이 청어고 많이 먹는것이 명태라는 속담을 배출한것만치 옛날부터 명태는 우리 민족 식탁을 풍미했던 어종이다.필자가 처음 접한 명태는 동태로서 공급판매합작사에서 파는 명태였는데 그 당시에는 명태 한근에 24 전이였다. 하지만 시골의 팍팍한 살림살이로서는 24전짜리 명태도 그저 군침이나 흘릴 정도로 바라만보는 물고기였다. 어쩌다 사오면 터울이 잦은 형제들이 쉬파리처럼 와- 밥상에 덮치면 부모님들은 그저 입만 벌리고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 슬픈 눈빛은 실그러져가던 초가집의 참상 같아 잊을수 없다.

청년기를 잡으면서 황태라는것이 있는것을 알았다.그 황태는 지난 세기 70년대 후반기 겁없는 친구들과 가만히 두만강 건너편에서 마대채로 밀수해서 들여온것이였는데 바싹 말라 희나리 같이 꺽꺽한 황태를 등디목에 놓고 빨래방망이로 주군주군 때리면 하얀 속살이 드러나는데 그것을 고추가루와 식초를 듬북 친 간장에 찍어 먹으면 혀까지 넘어갈 지경으로 맛이 있어 너무 많이 먹어 이발까지 통증이 났던 기억이 새롭다. 필자가 살았던 곳에는 연변에서도 규모가 큰 황태 덕장이 있었는데 초겨울부터 비릿한 냄새가 주민구역에까지 풍겼고 그 비릿한 냄새가 오히려 식욕을 자극하기도 했다.

현재 연변에서는 명태에 대한 명칭을 까다롭게 세분하지 않고 통태는 대개 명태, 황태는 마른명태라고 칭하는데 룡정, 화룡 지방에서 많이 가공된다. 소금을 쳐서 말리거나 특수한 가공법으로 가공하여 상표등록까지 해서 시장에서 10개씩 포장해서 파는데 분류하라면 건태거나 황태과에 분류시킬수 있지만 연변만의 특수한 맛을 가미했기에 “연변명태”라고 부르고싶다. 큰 명태면 무조건적으로 로씨야명태, “노랑태”라면 조선명태로 아는 연변은 바다로 출항하여 직접 명태를 포획할수 있는 지리적인 여건은 없지만 이제 “연변명태”로 자리를 굳히고 시장에서 팔리고있는 실정은 부인할수 없다.

하지만 이제 명태시장도 명암을 예측할수 없다.그렇게 많이 포획되던 명태가 새 천년을 맞으면서 수자적통계로 잡을수 없을만치 적게 잡힌다니 맥주군들도 은근히 배가 아플것이다. 한번에 25~100만개의 알을 산란하던 명태가 어민들의 트롤선과 저인망어선들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람획되는데다 이상기후로 씨가 말라가는것이다.명태가 금태라고도 불리기 직전이다.

“명태 한마리 놓고 딴전 본다”는 속담이 있다. 하는 일과는 상관없는 엉뚱한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이다. 명태자원의 급감을 우려하는체하면 바다와는 멀리 떨어진 내지의 소비자에게는 앞서가는 마님이 등짝이 시릴가 걱정하는 머슴의 싱거운 중얼거림이 되지만 명태에 얽혔던 우리 민족의 애환과 명태와 류달리 친숙했던 우리 민족 인구의 급감으로 상정해 다시 뒤돌아보면 그것은 우려차원이 아니라 옹근 위기감으로 다가온다.

“명태 한마리 놓고 딴전 보기도.” 이제 점점 어려워진다.

연변일보 200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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