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답답한 8월이 지나갔다. 남은 타이틀 1위는 타점 뿐이다.
오릭스 버팔로스 4번타자 이대호(30)에게 8월 한 달은 쉬어가는 달이 되고 말았다. 이대호는 지난 8월 25경기에서 94타수 22안타 타율 2할3푼4리 3홈런 15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3~4월 24경기에서 타율 2할3푼3리 2홈런 10타점으로 적응기를 보낸 뒤 5월부터 7월까지 승승장구한 이대호였지만 8월에 그만 주춤했다. 한때 타격 4개 부문 1위였지만 이제는 타점 하나뿐이다.
8월 25경기 중 11경기가 무안타였고, 홈런도 3개로 장타가 터지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4번타자로서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8월 한 달간 득점권에서 34타수 7안타 타율 2할6리 10타점을 올리는 데 그친 것이다. 볼넷 6개에 몸에 맞는 볼과 희생플라이도 하나씩 있었지만 삼진 7개를 당하는 등 아쉬움 짙은 모습을 보였다.
이대호의 8월 부진은 체력적인 이유 외에는 다른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진출 첫 해부터 팀의 115경기 모두 4번타자로 선발출장했다. 그 중 110경기를 1루수로 나왔고, 지명타자는 5경기에 불과하다. 아침부터 신칸센을 타고 움직이는 일본식 이동 문화와 무더운 더위를 생각하면 체력적으로 지칠 시기다.
이대호의 마음도 급해진 모습이다. 7월까지 375타석에서 초구 타격은 39차례로 9.6타석당 하나꼴로 신중한 타격을 했다. 하지만 8월에는 106타석 중 초구 타격이 15차례로 7.1타석당 하나꼴로 늘어났다. 홈런 하나를 쳤지만 결과는 15타수 2안타 타율 1할3푼3리에 그쳤다. 집중력있게 승부하는 모습이 한창 좋을 때보다 약화된 것이다.
그 사이 이대호는 홈런 1위 자리를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에게 내주고 말았다. 나카무라 22개, 이대호 21개. 나카무라는 8월 한 달간 타율은 2할3푼8리에 그쳤지만 홈런을 7개 터뜨리며 이대호를 1개차로 제쳤다. 홈런뿐만 아니라 타율(0.291)도 리그 9위로 떨어졌고, 출루율도 3위(0.378)로 하락했다. 장타율마저 2위(0.498)로 내려앉았다. 남은 1위는 타점(77점) 하나뿐.
장타율의 경우 이 부문 1위 마쓰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가 손가락 골절상으로 시즌 아웃됐기 때문에 시즌 종료시 규정타석을 못 채우게 된다. 하지만 3위 나카무라(0.484)가 추격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 타점 부문에서만 2위 나카무라(64점)에 13점차로 여유있게 1위. 그러나 7월까지 최대 4관왕의 페이스를 보였다는 점에서 8월의 부진은 아쉽다.
결국 남은 29경기에서 뒷심을 발휘하는 수밖에 없다. 2006년 이승엽은 홈런·타점에서 시즌 막판 타이론 우즈에게 역전당하며 1위 수성에 실패했고, 2010년 김태균도 시즌 중반까지 타점 1위를 달렸으나 후반기 체력저하에 발목 잡히며 성적이 떨어졌다. 과연 이대호가 남은 29경기에 체력 부담을 극복하고 타이틀을 지켜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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