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11일 펼쳐지는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3차전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적진에서 상대를 잡을 수 있느냐다. 초반 2연전에서 2연승을 거둔 최강희호지만, 실상 조에서 약체로 분류되는 카타르와 레바논을 잡은 것이어서 호들갑 떨 수준은 아니다. 어차피 본선진출권을 다툴 라이벌은 한국과 이란 그리고 이제 곧 상대할 우즈베키스탄이다.
↑ 중앙 미드필더 박종우(왼쪽) 중앙 수비수 정인환(오른쪽) 등 우즈벡전에 사활을 걸어야할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포지션별로 볼만한 싸움이 넘친다. 사진= 옥영화 기자
최강희호라는 팀의 생존이 걸린 대결이다. 이런 절박함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아니 외려 개개인의 부담이 더 크다. 시간이 지날수록 팀의 베스트 멤버는 굳어져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대표팀 문은 늘 열려 있고 경쟁은 매 경기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펼치는 최강희 감독이라지만 적어도 최종예선 일정의 반환점을 돌기 전까지는 주전을 결정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우즈벡전과 오는 10월17일 이란전까지다. 내년에 진행될 나머지 4경기에서는 최상의 전력으로 본선행 진출권을 따내는 동시에 브라질 본선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구성의 경쟁력도 확인하는 시간으로 써야한다. 마냥 실험하면서 선수들을 테스트할 수는 없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너무 중요할 우즈벡전이다.
포지션별로 볼만한 싸움이 넘친다. 그중 가장 치열할 곳은 수비라인이다. 중앙부터 측면까지, '박힌 돌'과 '굴러온 돌'의 대결구도가 팽팽하다.
플랫4 중앙에는 스쿼드를 통틀어도 가장 고참급인 곽태휘와 이정수 콤비가 버티고 있다. 이 든든한 벽에 홍명보호에서 급성장한 황석호, K리그에서 환골탈태한 인천의 주장 정인환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신데렐라로 떠오른 황석호는 A대표팀 첫 소집이다. 정인환은 어렵사리 다시 주목을 받은 케이스다. 둘 다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측면경쟁도 만만치 않다. 스위스 바젤 소속의 박주호가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였던 왼쪽풀백에는 역시 런던올림픽을 통해 주가를 드높인 윤석영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홍명보호에 탑승했던 K리거 중 유럽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윤석영인만큼 박주호로서도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오른쪽이라고 다르지 않다. K리그에서 가장 '핫'한 선수 중 하나인 서울의 고요한이 라이벌 클럽 수원의 선배 오범석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신발 끈을 조였다.
허리라인에서의 스포트라이트는 '독도 세리머니'의 주인공 박종우에게 맞춰지는 분위기다. 런던올림픽에서 기성용의 파트너로 또 다른 '진공청소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박종우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A매치에서 진짜 김남일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지 테스트를 받는다.
A대표팀 최강희 감독 역시 여전히 마땅한 기성용의 짝꿍을 찾지 못한 실정이기에 더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박종우다. FC서울의 캡틴이자 중원의 키플레이어 하대성, 예상 외로 부름을 받은 성남의 윤빛가람도 흔치 않은 기회를 잡아야한다.
공격라인에서는 단연 박주영과 이청용의 복귀가 이슈다. 자타공인 한국축구의 간판이었던 두 선수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멀어져 있던 시간이 꽤 길었다. 그 사이에 공격라인의 상황은 적잖이 변했다. 최전방은 이동국 중심으로 재편됐고, 측면은 김보경과 이근호라는 경쟁자들의 날갯짓이 심상찮다. 아무리 박주영과 이청용이라도 무임승차는 어렵다는 뜻이다.
언급해놓고 보니 정말 포지션별로 '볼만한 싸움' 넘친다. 경기결과 못잖게 팬들의 흥미를 끄는 관전포인트다. 물론, 당사자들은 피 말리는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