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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송 시]봄날의 언덕에서(외2수)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4.03.27일 09:26
살진 해살이 언덕에서 뛰놀며

잠자는 어린 풀을 불러 깨운다

구름이 살며시 어깨우에 내려 앉아

남쪽 나라의 온기와

그 온기에 취해 버린

내 님의 기별을 전해준다

비람이 새노래 부르는 양지에서

여기까지 오느라

지쳐버린 내 인생이

잔잔히 울리는 물소리 베고 누워

해바라기를 한다

겨울 산

하얗게 눈 뜨고 잠자는 산

봇나무 황철나무 우거진 숲 속에서

할배의 무훈담이 걸어 나온다

그 해, 그 계곡, 그 산정에서

휘몰아치던 눈보라는 지금쯤

어느 녀인의 가슴에서 울고 있는지?

우줄우줄 일어서는 산이

자꾸만 오라고 나를 부르는데

제 이름도 번듯이 걸어놓을

한 그루 나무조차 없는 나는

추운 노래를 마시며

콘크리트 바다속에 몸을 숨긴다

길 우에서

길은 책이다

나는 날마다

길을 읽는다

지나간 세월이 모두

길 우에 모여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두

길 우에 계신다

길의 표정이 어두우면

나의 하루엔 비가 내리고

길의 얼굴이 밝아오면

나의 인생엔 꽃이 핀다

길은 책이다

나는 날마다

길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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