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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95% 전신화상 입은 조선족 소녀가 한국 대학 강단에 섰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4.04.02일 10:37
소학교 4학년 때 가스 폭발사고로 전신에 화상을 입었던 중국 조선족 소녀가 사고 당한지 20년 만에 이화여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대학 강단에 섰다.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룡정시 출신인 조선족 최려나(32) 씨는 사고로 소학교 4학년 중퇴가 정규 교육의 전부였지만 한국으로 건너 가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 합격,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합격 및 졸업, 동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사 졸업, 동 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금년 8월 학위를 받게 된다고 최씨를 20년간 후원해 온 재중국대한체육회 이윤낙 회장이 근황을 전했다.

이윤낙 회장의 전언에 따르면 최려나 교수는 현재 한국 포항에 있는 한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아시아연합신학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최 교수는 지난 2003년 어머니를 도우러 부엌에 들어갔다가 가스 폭발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지 20년 만의 일이다.

당시 최씨는 어머니를 잃고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전신 95% 화상을 입어 걸을 수 있게 되는 데만 2년 가까이 걸릴 정도로 크게 다쳤다.

사고 전 깜찍한 외모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방송부에서 활동하며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던 최씨는 치료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던 중 소식을 들은 천진광장 이윤낙 발행인(현.재중국대한체육회 회장) 등 주변의 도움을 받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전신마취 수술만 40차례가 넘는 과정을 견뎌냈고 부분 수술 또한 수십 차례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치료비가 없어 병원을 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이윤낙 회장이 최 양을 북경 수리병원에 입원시켜 6개월 동안 기본적인 수술을 한 다음 한국 광주 성형병원, 한강성심병원, 상계백병원 등 많은 수많은 병원을 전전하며 매년 수 차례의 전신마취 수술을 통해 혼자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그 기간이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이후 최 양은 공부를 해 보자는 이윤낙 회장의 권유에 따라 천진에 있는 이 회장 집에서 본격적인 개인 교습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천진(天津) 한국국제학교 교사와 유학생, 학원 원장, 기업인 등 8명의 자원봉사자 교사들이 과목별로 맡아 최씨를 가르쳤고 공부를 시작한지 8개월만에 한국 정부가 시행하는 대학입학검정고시에서 800점 만점에 756점, 평균 94.5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이후 여러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은 최 양은 최종적으로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 영문과에 입학해 공부했고 결국 수석으로 졸업하는 천재성을 보였으며, 동 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금년 2월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8월 론문 통과만 남겨두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최 씨를 친딸처럼 물심양면으로 그를 지원한 이윤낙 회장은 “이 모든 과정이 인간승리이며 기적입니다. 최려나 양의 극한 고통을 이겨낸 인내와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 현실에 이뤄진 것입니다. 그동안 려나를 위해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좌절하지 않고 고난을 극복하고 열심히 공부한 려나에게도 격려와 감사를 드립니다.”며 소감을 밝혔다.

현재 포항에 있는 한동대학교와 아시아연합신학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가르치고 있는 최려나 교수는 “앞으로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일하거나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화상으로 고통을 받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아 그동안 받은 사랑을 세상에 돌려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중국과 한국의 우호증진에도 적극적으로 노력해 양국에서 도움을 준 많은 분들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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