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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무리한 주택사업에 ‘건설신화’ 와르르…그들은 오늘도 떨고있다

[기타] | 발행시간: 2012.10.12일 12:11
시공능력평가 50년간 순위 분석

현대건설 등 5개社만 30위권 유지

30대 기업 변동률 무려 83% 달해

1970년대 기업집단 형성후 급성장

1980년대 파이낸싱이 경쟁력 좌우

1998년 외환위기 여파로 줄도산

부동산 불황에 정부 투자 축소

21개사 법정관리·워크아웃 처리

2000년대 후반 몰락의 절정으로

최근 웅진그룹의 극동건설이 부도를 맞는 등 주택경기 불황으로 건설업 전반에 구조조정의 암운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건설사들이 하루아침에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의 굴레에 사로잡히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건설사의 부도 뉴스 자체가 전혀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건설사들의 부도 랠리는 주택사업으로 한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건설사들의 흥망은 과거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던 게 사실이다.

대한건설협회가 1962년부터 지난해까지 50년간 시공능력 평가 순위를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30위권 내 상위 랭킹에 올라 있는 기업은 현대건설ㆍ대림산업ㆍ경남기업ㆍ삼환기업ㆍ풍림산업에 불과하다. 문을 닫지 않고 현재 영업 중인 건설사도 현대건설ㆍ대림산업ㆍ경남기업ㆍ삼환기업ㆍ풍림산업ㆍ극동건설ㆍ삼부토건ㆍ동아건설ㆍ신성건설 등 9개사로 이 가운데 대주주가 바뀌지 않은 건설사는 대림산업ㆍ삼환기업ㆍ풍림산업 등 3개사에 불과했다. 특히 상위 30대 기업의 변동률은 무려 83%에 달해 건설업계의 부침 현상이 극심했다.

올 들어 주요 건설사들이 경영난으로 줄줄이 쓰러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건설사들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은 2001년 파산선고를 받은 동아건설이 1990년대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하던 모습.

[헤럴드경제 DB]

상위 건설사들의 '흥망성쇠'가 결정된 시점은 경제개발이 빠르게 이뤄진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무렵 대규모 기업집단이 형성되면서 자체 건설사를 신설하거나 소규모 건설사를 흡수 합병해 상위 30위권 건설업체로 성장한 사례가 다수 나온다. 삼성물산ㆍGS건설ㆍ대우건설ㆍ포스코건설ㆍ한라건설ㆍ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 등이 대표적 예다. 현재의 30위권 내 대형사들이 대부분 이때 결정됐다는 평가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단순 수주 시공에서 기획과 조달, 개발 단계로 건설업이 확대되면서 파이낸싱(자금조달)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됨에 따라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한양ㆍ삼환기업ㆍ극동건설 등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990년대는 건설업 전반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1998년 외환위기 여파 때문이었다. 이때 대우건설과 동아건설ㆍ쌍용건설 등 대형 업체들이 잇따라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의 해체 여파로 1999년 8월 워크아웃에 들어가 2003년 졸업, 2006년 11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됐지만 2009년 6월 금호그룹의 해체로 2010년 12월 산업은행으로 넘어가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또 1964년을 제외하고는 시공능력 평가액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현대건설이 경영 악화로 2001년부터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면서 독주체제가 깨진 게 2000년대의 가장 큰 변화로도 꼽힌다.

건설업 흥망사의 최대 절정은 2000년대 후반부터라는 데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장기간에 걸친 부동산 경기 침체는 내로라하는 건설사들마저 부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했다.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극동건설까지 포함해 시공능력 100위권 건설사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회사는 모두 21개사에 이른다. 워크아웃이 11개사, 법정관리가 10개사다. 특히 올해 들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한 회사는 벽산건설ㆍ풍림산업ㆍ삼환기업ㆍ남광토건ㆍ우림건설ㆍ극동건설(이상 법정관리)ㆍ삼환까뮤(워크아웃) 등 7개사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시장 활황에 힘입어 무리하게 주택사업을 추진하다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현대건설이 1999년 창립 52주년 기념으로 서울 종로구 본사 마당에 설치한 타임캡슐.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건설기업들이 이같은 몰락의 길로 접어든 이유는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활황에 힘입어 무리하게 주택사업을 추진한 데 따른 후유증 때문이다. 동양건설산업이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PF(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발목이 잡힌 것처럼 주택사업 비중이 높았던 중견건설사들은 여지없이 부동산 PF의 사슬에 걸렸다.

정부의 건설투자 축소도 치명타를 날렸다. 최저가낙찰제(공사 입찰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제도) 대상 공사가 3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덤핑경쟁이 벌어지자 수익성마저 급락했다. 2014년부터는 100억원 이상 공사로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수익성은 더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다.

기업회생을 목적으로 한 워크아웃이 금융권의 무리한 채권 회수로 본질이 변질되고 있는 것도 건설사들의 몰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워크아웃에서 법정관리로 전환한 건설사만 월드건설ㆍ우림건설ㆍ벽산건설ㆍ삼환기업ㆍ남광토건 등 5개사에 달한다.

문제는 이 같은 건설업계의 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라는 데 있다. 증권시장에 상장된 건설사 33곳 중 14개사가 올해 상반기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건설업체 수가 지금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은 옥석이 가려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순식 기자 >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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